모든 순간에 꽃은 피듯이 - 요즘 너의 마음을 담은 꽃말 에세이
김은아 지음 / 새로운제안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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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프롤로그에서 마음을 사로잡은 문장이 있었다.

다섯 번을 내리읽었다.
그리고 곱씹었다.

p.5
‘돌이켜보면 꽃처럼 아름다운 시간이 아니었다 해도
그때를 돌아보는 지금의 시선이 아름답다면
삶이 분명 자라고 있음을 느낀다.’

이 책을 읽으며 받은 첫 위로였다.

p.24
‘생존이야말로 따뜻한 단어라는 나름의 결론을 위안 삼아 내렸다.’

p.28
‘엉겨있는 꽃 하나하나가 투명하게 빛날 때 생각했다.
이 무수한 얼굴 중 애쓰지 않고 귀하지 않은 존재가 과연 있을까? 하고.’

꽃을 그리고 삶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참 따뜻하다.

우리의 삶은 드라마가 아니다.
드라마틱한 해피엔딩이 약속되어있지도,
아픔이 우릴 알아서 피해가지도 않는다.

오히려 아픔은 우릴 찾아와 그득 안아버린다.
우리의 준비와는 상관없이.

그래서일까,
소중한 내가 세상의 미색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나라는 존재가 세상에서 점점 희미해져 가는 것만 같은 때가.

p.53
‘부단하지만 더딘 시간
나아가다가도 휘어지는 구불구불한 시간
채워지고 쌓여가는 시간

그 속에서 담쟁이는 벽을 넘어가고 있었다. 묵묵히.’

이 책에 그려진 서른두 가지 꽃들은
나를 그리고 내 주변 사람을 닮았다.
그리고 위로한다.
나의 기억을,
나의 지금을.

작가가 이야기하는 꽃은 사람을 닮았다.
우리가 알고 있던 꽃말보다 어쩌면
지금을 살아내는 우리를 그린
작가의 꽃말이 더욱 와닿기도 한다.

이 책은,
마음을 휘젓고 뿌옇게 흐리고 가버리는 많은 일의 끝에
때가 되면 고요히 피어나는 꽃으로 그 매듭을 지어 우리에게 보낸다.

그리고 이야기하는 듯하다.
무수히 넘어져왔던 나 그리고 누군가의 삶을 안아주고 싶다고,
잘 견뎌내 주어 고맙다고,
삶과 진득하게 붙어있는 아픔에도 여전히 우리는 피어난 꽃 한 송이라고.

어느 날 시내에 나가면,
그러다 문득 꽃집을 지난다면,
나에게 밝은색 꽃 한 송이를 선물하고 싶다.

그리고 그녀처럼 내게 이야기해주고 싶다.
‘네 모든 순간에 꽃은 피고 있다고.’

책 ‘모든 순간에 꽃은 피듯이’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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