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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의 그리스 로마 신화
김헌 지음 / 을유문화사 / 2022년 3월
평점 :
- 그리스로마신화 붐, 그리고 현재
2000년대 초반, 도서 ‘만화로 읽는 그리스로마신화’, 애니메이션 ‘올림푸스 가디언’를 통해 한 차례 붐이 일어난 적이 있다. 아마 나와 같은 세대의 사람들에게 그리스로마신화를 물어본다면 십중팔구 만화를 떠올리는 것은 이러한 콘텐츠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이라 생각한다.
이 덕분에 많은 이들은 아무도 모르고 넘어갈 뻔한 서양 신화에 대해 상당히 친숙해졌으며 심지어 바람둥이를 제우스로 비견한다던지 사랑을 말하면 ‘에로스(큐피드)’, ‘비너스(아프로디테)’ 등을 떠올리는 등 일상 속에 지금까지 자리 잡게 되었다.
물론 그 이후 해당 콘텐츠의 각색된 내용 이외의 방대한 분량의 신화를 바로잡으려는 도서이 등장하기도 했지만 이후 소강상태가 되었다. 그 이후 간만에 이번 도서로 그리스로마신화를 다시 접하게 되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익숙해하는 것은 물론이고 반갑게 책을 접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 신화 ‘덕후’를 위한 책
이 도서는 여느 세계사나 신화 관련도서와 같이 독자의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쉽게 읽는-’, ‘가볍게 읽는-’, ‘만화로 읽는-’ 등의 접미사가 전혀 붙지 않았다. 단지 저자 본인, ‘김헌’이라는 이름만을 붙였을 뿐이다.
또한 국립국어원의 표기 대신 고대 그리스어와 라틴어에 충실한 표기를 고집 있게 지킨 것만 봐도 얼마나 저자가 뚝심 있게 써 내려갔을 지를 유추해 볼 수 있다.
그렇다고 저자가 이 책을 무작정 어렵게 썼다고 말하고 끝낼 수는 없다. 저자는 다른 방면으로 이 책을 위해 노력했다. 그는 이 도서 한권에 무려 고전학자의 사명을 걸고 방대한 분량의 신화를 담으려 노력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도 그 무수히 많은 신화 내용을 단 500페이지 내외로 만든 것은 가히 저자의 고심이 들어가지 않는 이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김헌의 그리스로마신화’는 신화의 세계에 들어온 사람들을 위한 다음 단계의 도서이라고 볼 수 있겠다. 소위 신화 ‘덕후’를 위한 도서이라는 것이다. 저자의 ‘신화를 사랑하는 사람은 곧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라는 말을 남겨놓은 것만 해도 해당 사실을 알 수 있다.
- 이렇게 읽어보는 건 어떨까요?
막 책이 논문 급으로 너무 어렵다거나 그렇지는 않다. 그렇지만 누군가에게는 다소 적지 않은 분량과 익숙하지 않은 표기 등이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이렇게 이번 책이 다소 어렵게 느껴진다면 헤르메스나 헤라, 제우스 등의 익숙한 챕터를 먼저 읽어 눈을 익힌 뒤 나머지 분량을 정주행하는 것을 추천한다. 꼭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개인적으로는 크게 상관이 없어 이 방법을 권유하고 싶다.
* 위 리뷰는 을유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