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올레 인문 여행 - 올레 26개 코스에서 마주하는 제주네 이야기
이영철 지음 / 혜지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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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지만 이국적인 곳, 제주도

제가 제주도에 처음 간 건 1987년이에요

그때의 기억은 돌하르방과 도깨비도로,

한라산에 갔던 거예요

날씨가 좋지 않아 백록담까지는 가지 못해

5년 후 다시 제주를 찾았고

맑은 날씨 덕에 백록담까지도 갈 수 있었죠

하지만 그날 저에게는 큰 아픔이 있었어요

하산길에, 거의 다 내려와서

아스팔트로 도로를 포장하는 곳에서 넘어지면서

무릎에 아스팔트 덩어리가 박혔거든요

그때 아스팔트 덩어리는 아빠가 빼주셨지만

아직도 무릎에 흉터는 남아있어요

6학년이었던 저에게는 정말 극심한 고통이었지만

그것 때문에 제주도가 싫어지진 않았어요

2016년에 마지막으로 갔던 제주도라

제주도 앓이 중이던 저에게

<제주올레 인문여행>은 선물 같은 책이었어요



올레길 코스 설명과 함께

잘 몰랐던 제주에 얽힌 이야기를 읽으며

제주도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고

더욱 사랑하게 되었어요



제주도가 관광하기는 좋은 곳이지만

타지인에 대한 텃세가 심해 살기는 힘들다는

지인의 얘기를 들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제주도민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어요

고려시대에 몽골인들을 척결하기 위해,

그리고 4.3사건으로 외지인들에 의해

많은 도민을 잃은 제주도.

고려와 조선에서 파견된 관료들에게

제주는 수탈의 대상일 뿐이었죠

제주도에 가면 아름다운 풍경만 즐겼지

이런 아픔들은 알지 못했었네요

이런 아픔이 있는 곳이지만

그토록 아름다운 곳...

이 책을 읽고나니 제주도에 더욱 가고 싶어졌어요





올레길은 자연스럽게 생겨난 것이 아닌,

서명숙씨가 2007년에 연 길이에요

2012년까지 21코스가 생겨났고

총 거리는 342km로

176km의 자동차 일주도로의 두 배 정도에요

21개 코스 외에 우도, 가파도, 추자도에

총 34km의 섬 코스가 있고

엉또폭포와 문도지오름으로 가는 알파 코스,

온평~표선 간 3코스와 한림~고내 간 15코스에

내륙길과 해안길의 선택 코스가 있어서

이를 더하면 올레의 총 거리는 428km에요

이는 2021년 6월 30일 기준으로

앞으로 더 늘어날 수도 있겠죠?



제주올레 1코스는 시흥에서 시작되요

마지막 21코스는 종달에서 끝나요

올레길을 걷다보면 성산일출봉, 삼성혈, 김영갑갤러리두모악, 영화 '건축학개론'에 나오는

카페 서연의 집, 정방폭포, 엉또폭포, 주상절리, 곶자왈 등

관광명소들도 둘러볼 수 있어요

제주도에 여행갈 때 마다 지도를 여러 번 봐서

익숙한 지명, 명소들이 많았어요

그동안 명소들만 찾아 다녔는데

제주에는 일제강점기의 갱도진지들도 있고

4.3사건 학살의 현장도 있어요

그리고 제주도는 몽골과 깊은 관련이 있는 곳이었어요

항몽유적지가 있다는 건 알았는데,

몽골인들과 혼인한 사람도 많았다는 사실은 몰랐었거든요

이처럼 제주의 역사에 대해서는 잘 몰랐어요

이번에 제주도에 전해 내려오는 설화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어요

제주 섬을 만들었다고 전해지는 설문대할망의 설화,

안전과 풍요를 안겨주는 영등할망 이야기,

농업의 신이자 곡물의 신인 자청비 이야기 등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아서

두꺼운 책이지만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어요

다만 메모하고 기억해두고 싶은 내용이 많아

메모하며 읽다보니 읽는데 시간은 좀 걸렸어요



제주올레 3-B코스인 온평-표선(해안) 구간에는

해안을 따라 환해장성이 있어요

제주에도 장성이 있는건 처음 알았어요

삼별초의 항쟁 시기에 쌓기 시작했고

조선시대에는 왜구를 막아주는 방패막이 역할을

했다는데, 그동안 제주도에 가서 이 근처를 지났어도

뭔지 몰라서 그냥 지나쳤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코로나가 좀 안정되면

제주 여행을 꼭 가야겠어요

모든 올레길을 걸어볼 수는 없겠지만

기회가 될 때마다 한 코스씩 걸어보면서

아름다운 풍경 뿐 아니라

그곳의 역사도 느껴보고 싶네요



​제주올레를 찾는 분들이 이 책을 통해

풍경만 즐길 것이 아니라

제주의 이야기에도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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