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의 기타
김종구 지음 / 필라북스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장재선 문화일보 문화부장의 페북을 보니 이 책에 대한 소감을 적어 놓았다. 그는 책을 읽다가 몇 번 씩 무릎을 쳤다고 한다. 그리고 기타의 음색으로 우리네 삶과 문화, 그리고 사람 이야기를 이토록 다채롭고 미려하게 연주해내다니....! 한 마디로 지금까지 이런 책은 없었다.”고 적었다.

  실제로 그런 것 같다. 이 책은 수필집 같기도 하고, 자기계발서 같기도 하고, 또다른 한편으로는 음악안내서 같기도 한 책이다. 한마디로 성격을 규정하기 묘한 책이다. 형식은 에세이지만인터뷰와 르포피처와 전문성을 갖춘 해설기사 등 매우 다채롭다. 인용과 출전도 마치 논문 색인처럼 정확히 밝혀놓았다.

  나는 기타에는 완전 문외한이라 책에 나오는 일부 음악용어나 인물 등이 낯설었는데도 한번 책을 잡자마자 끝까지 단숨에 흥미롭게 읽었다. 저자는 35년 이상 신문사 생활을 한 언론인이다. 책을 읽다보니 기타와 칼럼이라는 제목의 글이 있던데, 기타를 하면서 글의 음악성에 얼마나 더 관심을 기울였는가에 대해 쓴 글이다. 책 전체가 리드미컬하게 읽히는 것도 아마 기타를 하면서 글의 음악성에 더욱 신경을 쓴 결과가 아닌가 싶다.

  내가 가장 인상 깊게 읽은 대목은 펌핑 나일론이다. <펌핑 나일론>은 클래식 기타 쪽에서는 매우 유명한 기타 교재인데, 그 제목이 아놀드 슈왈제네거 등이 나오는 웨이트 트레이닝 다큐멘터리 <펌핑 아이언>에서 따왔다고 한다. 무거운 덤벨을 들어올리고 내리는 것과 가벼운 나일론 기타줄을 한 음 한 음 튕기는 것이 결국은 같다는 이야기다. 보디빌더들이 고된 훈련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근육이 부풀어오르는 펌프를 느끼듯, 기타를 연습하는 사람도 반복되는 연습 속 집중과 몰입을 통해 정신적인 고양을 느낄 수 있다는 저자의 해석이 크게 공감이 된다. 그렇게 열정을 쏟아 붓는 대상은 기타 뿐 아니라 우리의 인생 모든 것이리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