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제일 잘한 일
박금선 지음,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성매매방지중앙지원센터 / 샨티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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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제일 잘한 일 /박금선/샨티출판사

2010 5월에 샨티출판사에서 나온 박금선님의 축하해를 읽고 책모임을 한 적이 있었다. 그때 출판사를 찾아가서 작가의 이야기도 듣는 시간을 가졌었는데 책모임 식구들 중에 남자회원들이 몸 둘 바를 몰라했던 기억이 있다. <축하해>가 실제의 경험을 들려주며 읽는 독자에게 분노를 일으키게 했다면, 이번에 새로 쓰여진 <내가 제일 잘한 일>은 그 뒷이야기로 용기를 내어 새로운 삶으로 첫발을 내딛는 것을 스스로 위로하고 복돋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누가 나를 칭찬하고 다독여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자신의 존재를 귀하게 여기고, 힘을 내는 이야기라서 읽는 동안 오히려 독자인 내가 위로 받는 기분이었다. 사람마다 처한 상황이 다를 뿐이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상처받고, 좌절하고, 내가 세상에서 제일 불쌍하고 괴로운 삶을 산다고 생각하며 사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부지기수다. 나 또한, 어린시절을 부모로부터 상처받고 자랐기 때문에 남자에 대한 불신이 컸으며 지금까지도 가정이란 테두리가 따뜻함보다 위협의 공간으로 느껴지고 있다.


탈성매매여성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사회적인 낙인이라고 한다. 이미 자존감이 상실했기 때문에 무엇을 해도 외면받는 느낌이 큰 것이다.  그들의 마음엔 두려움, 무서움, 어려움, 미움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커다랗게 자리잡고 있다.  <내가 제일 잘한 일>은 이러한 삶을 짓누르는 감정들과 상황을 극복하려고 애쓰는 모습들이 확연하게 들어나 있다. 옆에 있다면 보듬고 어루만져주고 싶은 맘이다.


나는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귀하고 소중하니까!’ 스스로를 세우는 일이 가장 어여쁘다.

이 책에서 주인공들이 가장 많이 이야기하는 부분이 평범하게 사는 것에 대한 동경과 두려움이다.


 앙증맞은 뚝배기에 된장찌개를 보글보글 끓이고, 김치를 예쁘게 썰어 보시기에 담고, 남편 앞에 밥상을 차려내고 같이 텔레비전을 보며 하하 호호 웃을 수 있을까?’ 사실 이건 책 속의 주인공들이 아니라도 어려운 일이다. 나도 아직 저렇게 살고 있지 못하다는. 결코, 저런 모습은 평범하지가 않은 그림이다. 좀 특별나게 살면 어떤가? 나를 위한 따뜻한 밥상을 차려보자. 외롭다면 친구를 초대해 나의 음식솜씨를 뽑내보자. 평범하게 사는 일보다, 평화롭게 사는 일에 마음을 기울여보았으면 한다.

이 달에 내가 가장 잘한 일 <축하해> 2편인 <내가 가장 잘한 일>을 챙겨 읽은 일이라고나 할까? 이번에 새로 꾸린 책모임(묘책모임)에서 이 책을 추천했는데 어떤 이야기들이 나올까 무척 궁금해진다.  

어린 것, 약한 것, 작은 것에 마음을 쓰면 세상에 함부로 대할 것이 하나도 없다. 모두가 한없이 소중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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