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한국의 탄생 대한제국
서영희 지음 / 사회평론아카데미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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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국은 현재 대한민국의 토대가 되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시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제국은 13년이라는 짧은 역사, 그리고 뒤이어 식민지기가 이어진다는 사실로 인해 외면 받아왔으며 고종에 대한 역사적 평가도 매우 논쟁적이었다. 따라서 고종, 그리고 그의 시대에 대한 풍부한 이해가 절실하다. 이 책은 당대를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실마리를 제시한다.


고종은 '조선의 국왕'에서 '대한제국의 황제'로 거듭났다. 이는 단순한 간판의 변화가 아니었다. 국체는 국가 정체성을 함축적으로 나타내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 변화를 정교하게 추적하여 변화의 지점들을 친절히 설명한다. 


국가 정체성은 다른 국가와 관계 속에서 형성된다. 고종은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수직적 사대질서의 굴레를 깨고 만국공법의 국제질서 내 제국으로 편입하고자 했다. '대한'이라는 국호와 '태극기'는 모두 대등한 국제관계 속에서 정체성을 형성하기 위한 중요한 상징이었다. 이 책은 '대한'과 '태극기'의 기원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를 끈다. '대한'과 '태극기'는 현재 우리나라의 국호와 국기로 이어진다는 면에서 더욱 주목된다. 


이와 함께 이 책은 공간에 대한 분석이 탁월하다. 대한제국의 중심 공간인 경운궁, '제국'과 '황제'의 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환구단, 명성황후 장례와 홍릉의 조성, 도시개조사업의 결과물인 한성의 거리, 경운궁 내 새로운 양관과 거기에서 벌어진 치열한 외교의 흔적들까지 꼼꼼히 기록했다. 정동과 덕수궁 주변을 새롭게 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정동과 덕수궁 답사를 하기 전에 읽어보면 더 풍부한 답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근대와 전근대로 변화의 중요한 분기점은 어디에 있었나?  지금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형성했던 시기는 언제였는가? 현재 우리 모습은 어디에서 기원하는가? "근대한국의 탄생, 대한제국"은 이런 질문에 해답을 찾을 수 있는 책이었다. 또 풍부한 사진자료도 이 책이 가진 미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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