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심심해서 그랬어 - 여름 ㅣ 도토리 계절 그림책
윤구병 글, 이태수 그림 / 보리 / 1997년 4월
평점 :
어릴 적에는 시골 생활을 해 본 부모라면, 콘크리트에 갖혀 사는 아이들이 불쌍하다는 생각도 들텐데요.
저도 그렇습니다. 장난감은 훨씬 적었지만, 밖에 나오면 자연이 다 놀이상대였던 걸요.
마당에서 개와 놀고, 아버지가 만드신 토끼장, 닭장에 동물들을 키웠던 추억이 아련합니다.
어릴 적 제 고향은 이미 아파트 숲이 들어선지 오래입니다. 어쩌다 보니 실향민이 되버렸지요.
옛 동네가 아직까지 남아있었다면 아들과 함께 놀러가고 참 좋을 텐데요.
어릴 적 환경 때문인지 전 지금도 대도시 아파트 생활은 가짜고, 흙냄새 나는 시골에서 사는 게 사람다운 삶이라는 '시대착오'(!)적인 생각이 듭니다. 늘 차 조심해야 하는 동네에 사는 아이한테 괜히 미안하기도 하고요.
우연히 이 책을 발견하고 주문했는데, 생각보다 더 시골스러운 내용이라서 마음에 듭니다. ^^
가축들, 요즘 아이들에게는 너무나 낯선 존재인데, 자연스럽게 아빠 어릴 적 얘기와 연관시킬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아들, 시골에서 1층 집에 살면서 닭하고 염소하고 토끼 키우면 좋겠어?"하고 물으니,
"응! 소도 키우면 좋겠어."하고 대답하더군요. 괜히 뿌듯하더라고요.
그런데 옆에서 아내가 "난 절대 싫어!"하고 발끈하는 바람에 흥이 나려다 말았지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