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스트들에게 던지는 치사하고 쪼잔한 질문들
김현민 지음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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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우리 군대에는 나치주의가 있었다. 나치 독일과 히틀러는 정당한 근거 없이 ‘유대인이라는’ 이유 만으로 수백만의 유대인들을 가스실에 몰아넣어 죽였다. 예전 우리 군대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다. 물론 사람을 죽이는 것과 폭력은 다르다. 그때 한국 군대에서 일어났던 폭력의 이유는 사람들이 쉽게 납득하기 힘든 것이었고 지금도 수긍이 잘 가지 않는다. ‘너 고향이 어디냐’ ‘경상도입니다’ ‘전라도입니다’ . 선임병은 후임이 자기와 고향이 다르다는 이유 만으로 얼차려를 주고 무차별적으로 폭력을 행사했다. 여기서 나치즘은 인종이 기준이고 군대는 출신 지역이 기준이라는 것 뿐 상대에 대한 무지성적, 무차별적 혐오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래서 나는 예전 한국 군대의 폭력을 ‘나치주의’ 라고 주장하고 싶다. 


나는 페미니즘을 좋아하지 않는다. 김현민 작가가 책에 썼듯 그들은 모든 남성을 ‘적군’ 으로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들의 그 혐오에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나는 그들에게 묻고 싶다. ‘남자를 왜 혐오합니까’ , ‘남자는 잠재적 성범죄자이니까’ ‘남자를 잠재적 성범죄자로 보는 이유는요?’ ...


여기서 두세 마디 정도 대화가 더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남혐은 근본적으로 이유가 없다. 그냥 ‘남자라서’ 싫은 것이다. 이것은 나치 독일이 유대인들에게 자행했던 나치즘과 별 차이가 없다. 내 편이 아니면 무조건 적이라는 생각을 페미니스트들과 나치주의자들은 했었고 하고 있을 것이다. 히틀러에게 그들이 죽인 사람들이 어떠한 사람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 기준이 무엇이든 내 편이 아니면 무조건 적 이라는 논리는 그래서 다분히 나치즘적이다.


내가 페미니즘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혐오에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혐오의 반대말은 무엇인가? 사랑이다. 하지만 사랑에는 이유가 없을수록 좋다. ‘너 내가 왜 좋니’ 여기서 가장 베스트는 ‘그냥’ 이라는 답일 것이다. 하지만 사랑의 논리가 아닌 증오의 논리에서 나치즘적 흑백논리는 굉장히 위험하다. 


김현민, 그는 좋은 작가다. 내가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있는 이유는 , 그는 이 책에서 자신의 주장을 단순히 내세우기만 할 뿐 아니라 주장에 대한 근거를 사례와 함께, 때로는 사회학적인, 철학적인 개념까지 학문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제시했다는 점이다. 어느 누군가를 비판할 때는 그사람에 대해 기준 없이 마구잡이 식으로 비판해서는 안 된다. 전술했지만 그것이 한국 페미니스트들의 논리고 나치즘의 논리다. 그래서 외모 나이 직업 성별 등으로 남을 비판하는 짓은 해서는 안 되고 공감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그런 것은 비판이 아니라 인신공격에 가깝다고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김 작가가 펼친 논리는 혐오나 호불호의 수준이 아니다. 아마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김 작가가 제시한 근거가 부실했다면 나는 그를 좋은 작가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페미니즘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를 때로는 분석적으로, 때로는 남녀 모두의 입장에서 통합적으로, 때로는 남자의 입장에서 , 다양한 차원에서 담담하게 주장에 대한 근거를 적어나갔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는 그의 논리를 100% 이해하지는 못한 것 같다. 지금 이 서평을 쓰는 필자의 수준이 김 작가만 못하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내 생각에 이 책은 아주 좋은 책이다. 근거가 납득할 만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근거가 궁금한 분들은 당장 이 책을 사서 읽기를 바란다. 물론 페미니스트 들은 김현민 작가의 논증을 공감하기 힘들겠지만.


김현민 작가는 이 책에서 그의 이성을 사용하여, 분석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솔직히 이 책에서 제시한 경제학의 개념이나 그래프, 시장 논리나 ‘갈등론’, ‘기능론’ 같은  사회학적 개념은 인문학을 전공한 필자에게 솔직히 좀 어렵기도 했다. 그는 이 책에서 놀라울 정도로 치밀하게, 때로는 사회학의 개념을 사용하면서 남자 여자 어느 쪽이 과연 더 부당하게 느끼는지, 만약 그것을 수치화, 계량화 할 수 있다면 어느 쪽으로 저울추가 기울지 논증을 전개했다. 


개인적으로 나는 김현민 작가가 남자와 여자 둘 중에 어느 편인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사람은 누구나 대립되는 주장이 있으면 본능적으로 한쪽 편에 서기를 좋아하지 두 입장을 아우르고 다른 편의 입장에 서서 남의 편을 이해하는 것에는 약점을 보인다. 하지만 이 책 내내 그는 남자와 여자의 입장을 아우르려고 노력했고 남자로서 최대한 여자 편의 입장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이렇게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아니,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솔직히 이 서평을 쓰는 나는 김현민 작가 만큼의 포용력이 없다. 


프랑스 철학자 메를로퐁티는 ‘몸’ 의 철학을 주장했다. 메를로퐁티 철학의 요지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몸’을 통해 외부 대상을 인식하고 따라서 사람의 바깥 사물에 대한 인식이나 모든 관념은 반드시 일차적으로 몸을 통해서만 이루어진다는 논리를 폈다.


지금까지 계속 이야기했지만, 특히 이런 점에서 더 김현민 작가를 높이 평가하고 싶다. 그는 남자다. 그중에서도 예능 프로에 출연할 만큼 능력이 검증된 사람이고 배움의 수준이나 사고의 깊이도 지금 이 서평을 쓰는 나보다 훨씬 낫다. 한편 앞서 말한 메를로퐁티의 ‘몸’ 철학의 논리에 따르면 남자로서 여자의 입장에 서고 사태를 파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왜냐면 남자는 수컷으로서의 ‘몸’ 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에 대한 역지사지가 안 되는 것이다. 남자는 이성적으로 따지고 사고하기 이전에 본능적으로 성욕을 바탕으로 여성을 보기 때문에 제아무리 잘난 사람도 여성을 100% 객관적으로, 타자 입장에서 보지 못한다. 김현민 작가는 책에서 ‘성적 대상화’ 라는 개념을 사용하였는데 이것은 사실 어떤 담론이나 개념이기 이전에 남자라는 족속의 ‘본능’ 에 가깝다. 인류는 기원전부터 그렇게 살아왔고 그것이 종족 유지의 필수 조건이었다. 따라서 내 의견은 기본적으로 남자는 여자를 객관적으로 , 제 3자 입장에서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쪽이다.


개인적으로 남녀 갈등을 기능론적 시각에서 분석한 부분이 참신하게 다가왔다. 갈등론은 소모적인 논쟁이고 그런 입장을 취하면 취할수록 우리 사회는 분열되는 방향으로 간다고 김 작가는 생각하는 것 같다. 사실 나 역시 ‘친구 아니면 적’ 이라는 이분법적 잣대로 사람들을 판단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나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전술하였지만 김 작가의 의견에 따르면 페미니즘은 사회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어차피 남자 반 여자 반의 사회에서 사람들은 공존하며 살아가야 하는데 자칭 페미니즘 논리를 따를수록 이것은 오히려 편가르기에 이용되기 아주 좋은 먹잇감이 되는 것이다. ‘난 남자가 싫다. 이유는? 난 페미니스트라서.’ 이 얼마나 있어 보이는가?


5장에서 그는 성매매에 대해서도 양측 모두의 입장을 반영하지 않은 정책은 실패의 길로 간다고 썼다. 그리고 그는 페미니스트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자꾸 사회를 평화가 아닌 갈등으로 몰아가는 주장을 의도적으로 하고 있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개인적으로 페미니즘이 돈이 되니까 한다는 생각은 해보지 못했는데 이런 대목에서 김현민 작가의 분석력에 놀라기도 했다.


사실 필자는 이것 말고도 하고 싶은 말이 더 많다. 페미니스트들에게 반박할 이유도 더 댈수 있다. 아마 김 작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나나 김 작가가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는 자꾸 그렇게 이유를 대고 남녀가 갈라져 싸울수록 우리 사회는 갈등과 분열의 길로 가는 것을 우려하기 때문일 것이다. 현재 한국이 처해 있는 상황은 그다지 녹록하지 않다. 남녀가 서로 힘을 모아도 부족할 이 판국에 서로 싸움을 하고 있으니 이것은 국가적으로 봐도 손해일 것이다. 


끝으로 김현민 작가에게 용기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그는 이성을 사용하여 논리를 펴기도 했지만 때로는 이성이 커버하지 못하는 솔직한 본능적인 부분까지 이 책에 가감없이 서술해 주었다. 예능 프로에까지 나온 사람이 이런 과감한 주장을 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김현민 작가를 응원한다는 말을 남기고 싶다. 앞으로 그의 행보가 더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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