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국가에서
V. S. 나이폴 지음, 정회성 옮김 / 민음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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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자연스러운 열광이야말로 추방된 자들의 권력에 대한 복종을 의미할 것이다.’

이 소설은 고유한 문화와 정신성이 있던 자리가 자본과 욕망으로 대체된 모든 지구 종족의 이야기다. 식민화된 사회에서 남들 예술, 남들 돈, 남의 정신으로 버텨야 하는 모두는 스스로 무엇을 생각하는지 조차 모른 채 폭력과 알 수 없는 무기력, 거짓과 개인주의를 체득한다.
우리에 가둬진 닭이 분에 못이겨 철창 옆 닭을 쪼는 것과 같이.

소설의 문체나 내용, 계획 등과는 상관없는 어떤 정신성이 모든 활자에 스며있었다. 길고 지루하지만 들뜬 하루같은 이야기들에서 놀라움과 경이가 느껴졌다. 작가가 바로 문장과 단어 하나하나이며 이야기 자체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잃어버린 것을 잃어버린 지조차 눈치채지 못하고 살도록 방치되었다는 희미한 각성이 살아나게 한다.

문학이란 무엇인지…, 어떤 길을 가야하는지 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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