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시대의 도서관 정보정책
이제환 지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03년 11월
평점 :
품절


도서관에서 한 학생이 자리를 비운 사이 다른 학생들끼리 그 학생의 책에 적힌 학과를 보고 한 말

이다.

학생1 문헌정보학과가 뭐야?

학생2 글쎄......졸업하면 도서관 사서 되는 거 아닌가?

학생1 사서? 음......매일 책 대출, 반납 하는 일 하면 정말 지루하겠다.

그렇다. 이 짧은 대화를 통해 우리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문헌정보학이 어떻게 인식되고 있는지 충분히 알 수 있다. 문헌정보학에 대한 인지도가 낮을 뿐만 아니라 도서관은 홀대받고, 사서들 또한 전문직으로 대우해 주지 않는 것이 오늘날 우리의 현실이다. 그렇다면 과연 문헌정보학이란 무엇인가?

『나는 문헌정보학이 사회의 심장을 다루는 학문이라고 생각한다. 문헌정보학의 철학과 이론, 그리고 방법은 이른바 정보사회를 운영하는데 있어서 핵심적 요소가 된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우리가 살고있는 정보사회의 심장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여러 현상을 규명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이론의 개발에 있어 문헌정보학은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해서 나는 이 학문을 선택하였다.』

<디지털 시대의 도서관 정보정책> 의 저자 이제환 교수는 실제 그렇게 믿고 있었고,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한 <디지털 시대의 도서관 정보정책> 에는 우리나라 도서관 정책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지적하고 도서관의 발전을 위한 전략과 방안을 제시한 9편의 글이 수록되어 있다. 구체적으로 각 장은 디지털 시대의 도서관과 과학기술정보정책, 각 도서관의 문제점과 활성화 방안,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서직의 전문성에 관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은 우리가 흔히 딱딱하다고 느끼는 전문 학술서와는 다르다. 저자가 일상생활에서 직접 경험하거나 설문조사한 내용을 매우 현실적이고 비판적으로 표현함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흥미를 유발한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오늘날 지나친 정보중심주의와 디지털 만능주의에 젖어 맹목적으로 ‘디지털 도서관’만을 쫓고 있는 건 아닌지 다시 한번 더 생각해 보게 된다. 저자의 말처럼, 사서직도 제대로 대우 받지 못한다고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기 보다는 정체성을 확립하여 적극적으로 활동한다면 자연히 ‘전문직’으로의 위상도 뒤따라 올 것이다.

<디지털 시대의 도서관 정보정책>을 읽어가다 보면 우리 사회의 갖가지 문제점을 발견하기도 하고, 열악한 우리 도서관 환경에 한숨을 쉬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러는 가운데 도서관에 대한 진정한 관심과 애정을 조금씩 가지게 된다. 마지막으로,

『도서관은 ‘인간성’이 상실되어가고 있는 ‘물질과 기술 중심적 사회’에서 보통사람들에게 ‘마음의 양식’을 평등하게 제공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지식의 수호천사’이기 때문에 참다운 지식혁명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는 이제환 교수의 말처럼 언젠가는 도서관이 이 땅에서 튼튼히 뿌리를 내리고, 삭막한 환경에서 사람들에게 ‘기쁨’을 선사하는 꽃도 피워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해보게 된다. 결국 이 기대가 단순한 꿈에 불과할지 아니면 현실로 나타날지는 우리의 손에 달린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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