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노바 호텔
아니 에르노 지음, 정혜용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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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잡지에 기고한 아니 에르노의 사설 일부를 추려 발표된 산문집 혹은 단편집. 아니에르노의 글쓰기는 소설이 아닌 자신의 일기의 재편집으로 보여지기에 소설로 치부해야하나 싶다. 그녀의 다른 책을 통해 건드렸던 이야기도 실려있지만, ‘금세기 저편에’와 ‘슬픔’과 같은 아니 에르노 개인의 일기가 아닌 사회를 향한 그녀의 날카로운 시선을 바라볼 수 있다. 작년에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 ‘레벤느망’. 그리고 2월에 국내 개봉예정인 ‘단순한 열정’. 개인의 삶을 책을 넘어 영화로 발가벗은 자신의 나체를 보여주는 한 프랑스 여성의 위대한 여정은 계속된다. #아니에르노 #카사노바호텔 #레벤느망 #단순한열정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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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혼란 - 지성 세계를 향한 열망, 제어되지 않는 사랑의 감정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서정일 옮김 / 녹색광선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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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혼란, 슈테판 츠바이크, 녹색광선>

노년의 작가는 마음 속에 간직한 은총의 그 분을 잊기전에 기록으로 남긴다.
자신에게 문학으로의 모험을, 그 모험에서 얻은 영광을 사람들과 나눌 수 있게 한 장본인은 이름이 지워진 선생님이다.

혈기왕성했고, 책과는 담을 쌓겠다는 각오로 베르린에 당도한 젊은 롤란트는 학장인 아버지의 뜻을 반하겠다는 의지로 술과 여자을 탐닉한다.

다행인지 짧은 몇개월 만에 불시에 숙소로 당도한 아버지에게 비행은 탄로나고, 부자간의 뜨거운 화해를 통해, 롤란트는 한적한 마을에 위치한 명망있는 대학에 둥지를 튼다.

청강을 통해 대영제국, 새로운 용광로에서 담금질 된 세익스피어 시대의 문학을 이글거리는 육성과 눈빛으로 강연하는 그 선생님을 만난다.

1년 남짓한 그 선생님과의 만남, 선생님을 통해 거처를 주선받고. 거의 매일 수업, 가정에서 그 둘은 자석처럼 이끌린다.

모진 풍파 속에 몸을 던져 너덜해진, 낮과 밤의 자아가 다른 , 일란성 쌍둥이를 품은 그 선생님, 그리고 소년의 몸매를 지닌 사모님, 주체할 수 없는 학문에 대한 욕구로 가득한, 그러면서 젊음을 여자를 통해 풀고자 하는 갈망이 있건 롤란트는 한 건물 안에서의 동거를 지속할 수 없었다.

자석의 이끌림을 해석할 수 있던 선생님과 나침반은 가지고 있지만 읽지 못했단 롤란트. 선생님에게서 롤란트를 구하고 자신 속에 품으려했던 사모님.

거친 회오리가 치고 침몰하는 대영제국의 함선을 기대한다면 씁쓸할 결론.

영국의 현존하는 이야기꾼 중 한명인 가즈오 이시구로의 ‘남아있은 나날‘에서 화려했던 과거를 회상하는 제임스 켄튼의 뒤늦은 후회와는 다른, 후회없던 그 시절을 노년에 마침내 기록하는 롤란트는 아쉬움이 없을 것이다.

출판사 녹색광선의 이책의 마지막은 저자 슈테판 츠바이크의 유서로 마무리 된다.

이 소설의 롤란트가 작가의 경험이 각색되어있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유서를 쓸 때 만큼은 롤란트가 투영되어있으리 만큼, 후회없이 이 세상을 탐구의 열정으로 살아왔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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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파티 드레스
크리스티앙 보뱅 지음, 이창실 옮김 / 1984Books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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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파티 드레스, 크리스티앙 보뱅, 1984books>
쏜살같이 읽어 넘어간다. 나도 반쯤 동참하고 있는 글쓰기와 책읽기이다. 9개의 짧은 글로 엮어진 책읽기에 대한 작가의 생각은 나를 받아들이기도 하고 나를 튕겨내기도 한다. “이 작가는 생각이 너무 많구나.“ 문장 하나하나에 붙어있는 각종 수사어구, 비유가 많다. 마르그리트 뒤라스가 원하던 덜어내기, 해체하기를 시도해 본다. 독서와 사랑에 빠진 이 작가, 사랑의 열병에 모든 수사어구를 다 집어넣고 싶은 것이다. 9장의 짧은 글들은 모두 잡을 수 없는 책 그 안에 새겨진 글, 생명이 있는 문장과의 시랑이다. 그리고 그 사랑을 갈구하는 한 작가의 글쓰기의 방법이 추가로 전해지는 것이다. 작가는 쟁취할 수 없는 독서를 통한 사랑을. 본인이 직접 쓴 책으로 이루어 냈을까? 이 생각많은 작가는 어떤 사람일까? 그의 이름을 검색해 본 후, 이해가 된다. 인간 속의 각종 소음에서 벗어나 책과 자신만이 대면한 물리적 장소를 갈구하는 사람이다. 독서가 나와 땔 수 없는 독자들이여 한 번 이 책을 읽으며 이 작가와 닮았는지 생각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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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밤 열 시 반 문지 스펙트럼
마르그리트 뒤라스 지음, 김석희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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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밤 열 시 반, 한여름의 열기가 가시는 시간, 화자는 마리아, 피에르, 클레르, 쥐디트의 스페인 여행길의 여정을 관찰한다.

이 화자는 주로 마리아의 입장에서 마리아의 심경의 변화를 그려낸다. 마리아와 피에르는 부부, 마리아와 클레르는 친구, 마리아와 피에르의 딸이 쥐디트.

마리아는 마드리드에 도착한 후 피에르, 쥐디트와의 법적 관계를 끊고자 한다. 피에르는 클레르, 쥐디트와 새출발을 하려한다.

이미 여행 중인 이들은 스페인 마드리드 인접한 도시에서 한 여름밤의 열기 속에 무미건조하게 메말라간다.

마리아는 돌이킬 수 없는 자신의 남편되찾기에 목메달지 않고, 여행 도중 벌어진 살인사건의 용의자 로드리고 파에스트라에 집착한다.

마리아에게는 깨어있는 낮시간은 무의미하다. 그녀는 낮시간부터 의무적으로 술을 찾고, 취해있다.
남들이 깨어있는 시간으로 부터 탈출하고, 남들이 곤히 잠드는 밤, 몽롱한 상태로 깨어난다.

그리고 살인사건의 용의자 로드리고를 발견한다. 새로운 삶의 의미는 그를 탈출시키는 것으로 혼자만의 목표를 찾는다. 로드리고는 그녀의 눈에만 보이는 것 처럼 그려진다. 로드리고는 반응이 없고 그녀는 그에게 구출신호를 보낸다.

그녀가 몽롱한 밤에 결국 구출한 로드리고는 진짜 그 사람임이 밝혀진다.
밀밭에서 메말라가는 로드리고의 죽음은 마리아의 새로운 삶을 향한 즐거움에 찬물을 끼얻는다.
마드리드 도착, 관계 정리의 날이 밝아오기 전 무도장에서 이야기는 닫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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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비
마르그리트 뒤라스 지음, 백수린 옮김 / 미디어창비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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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하게 내리는 여름비, 그 비는 구약성서 대홍수처럼 많은 것을 사라져버리게 했다.

멕시코 영화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의 여러작품들 처럼 마르그리크 뒤라스의 소설 여름비는 슬픈 환상의 동화이다. 프랑스 비트리에 거주하는 이민자 가족의 둘째이지만 큰 형의 이른 죽음으로 맏이 역할을 하는 에르네스토.
자녀들을 대책없이 출산한 경제력이 떨어지는 부모 밑에서 여러형제자매들은 교육의 울타리 밖에서 방목되어진다.

마을의 기묘한 나무를 생각하게 한, 불에 타 구멍난 책을 어린 동생들을 통해 건네받는 에르네스토는 그 책의 내용을 마음으로 전해받고, 이를 통해 글을 깨우친다.

그 책은 유대인의 왕에 관한 책이였음이 밝혀지고. 에르네스토는 그 책의 구절을 통해 삶과 죽음, 인생의 소중함과 허무함을 짧은 순간에 깨우친다.

그는 보리수 아래에서 깨우침을 얻은 석가모니와는 다르게 주변에서 보고 듣고 느끼는 정보을 통해 자아를 찾는다.

뒤늦게 들어간 학교 수업을 수 일 만에 관두고, 보고 있지만 보고있지 않고 말하고 있지만 소통의 불확실성을 의심하는 가족, 특히 엄마와의 중간에 침묵으로 일관하는 단절된 단편적 대화를 통해 자신의 깨우침이 올바른 것인지 확인을 한다.

자기 바로 아래 여동생 진과는 야릇한 교감을 하며, 함께 얽혀있는 특별한 관계임을 서로 확인한다.
입증할 수 없는 신화 속, 혹은 종교서의 이야기 처럼 그 둘은 피를 나눈 남매이자 살을 섞는 연인인 것이다.

먼 옛날 알 수 없는 시대를 배경으로 삼진 않았고 실제 도시와 실제 거리와 건물을 배경으로, 신화 속 인물들을 채워넣어 몽환적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뒤라스의 이 소설에서 나는 기존에 읽은 여러 작가의 작품들이 환기되었다.

묘옌 ‘개구리’, 천명관 ‘고래’, 빅토르 위고 ‘웃는 남자’, 이청준 ‘서편제’, 로맹 가리 ‘하늘의 뿌리’ 가 생각나는데 이 소설들은 슬픔을 머금은 인물들의 몽환적 이야기이기 때문인 것이다.

여름비의 제목과는 다르게 여름비에 얽힌 이야기가 주가 아니며, 여름비는 이 소설을 마무리 하기 위한 장치로 가벼히 쓰였다고 보인다. (가을비, 겨울눈, 소나기, 지진 등으로 바꿔도 이상하지 않아 보인다.)

희곡의 대본을 기워넣은 듯한 문단들이 대거 등장하는데, 작가의 말, 옮긴이의 말을 통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마르그리트뒤라스 #여름비 #프랑스작가 #미디어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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