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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냥한 폭력의 시대
정이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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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냥한 폭력의 시대, 정이현, 문학과 지성사>

‘상냥한 폭력의 시대’는 일어났을 법한 2000년대 대한민국의 시대상을 그리고 있다. 각 단편마다 연결되는 인물과 사건은 없으나 내 생각엔 ‘죽음’이 아닌가 싶다.

그 죽음은 ‘숨의 끊어짐’ 만이 아닌 삶의 즐거움의 상실로 인한 ‘무의미한 숨쉬기’로 확장시켜볼 수 있다. 7개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는 이 책의 제목은 어디에서 왔을까?

보통 단편의 제목 중 하나를 단편집 제목으로 옮기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의 제목은 정이현 작가가 생각하는 단편들을 연결시키는 주제일까?

단편 중 ’서랍 속의 집‘은 정말 현실적인 이야기같아 몰입해서 읽었고 ‘밤의 대관람차’는 장편으로 쓰여지기를 바랄 정도로 세월의 점프 컷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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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 시네필의 영원한 초상 현대 예술의 거장
앙투안 드 베크.세르주 투비아나 지음, 한상준 옮김 / 을유문화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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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유문화사의 현대예술의 거장 시리즈 중 한권이며 최근 개정판으로 단장한 책을 읽었다.

그의 단편 ‘400번의 구타’를 레퍼런스로 본 적은 있으나 그 외의 작품은 찾아 보지 않았지만, 그와 함께 프랑스 영화를 변화시켜나간 에릭 로메르의 작품은 ‘클레르의 무릎‘, ’여름 이야기‘ 외에 여러작품을 찾아본 만큼. 로메르의 작품활동을 찾아보며 프랑수와 트뤼포의 이름은 여러번 내 기억 속에서 끄집어진 인물이다.

좋은 기회에 서평단으로 뽑혀 따끈한 개정판을 읽으며 ‘아무르 호랑이’가 떠올랐다. 활동 영역이 서울면적(605.2km²) 2배 가량에 이르고 독립생활을 하는 용맹하며 고독한 포식자. 그 호랑이 같은 트뤼포는 사생아로 태어나 양부와 친모에게 걸리적 거리는 존재로 스스로를 정의하고, 사랑을 갈구하고, 그 관심에 때로는 갑갑해하지만, 놓치면 불안해서 손에쥐고 싶어하는 불완전한 존재로 성장한 인간 트뤼포.

반면, 자신의 재능을 꽃피운 영화산업에서의 트뤼포는 불완전한 자신을 스스로 다듬어 결국은 걸작품인 감독 트뤼포를 만들어냈다. 인간 트뤼포는 스스로를 혐오하며, 온 힘을 다해 좋아하는 영화와 책에 탐욕을 부려 그 영역의 전문가로 인정받고자 했고, 그 결과로 탄생된 감독 트뤼포는 영화사에 족적을 남겼다.

평론가 시절 트뤼포는 영화 연출가만이 진정한 작가이며 그 작가의 모든 것을 사랑한다는 ’작가정책‘을 구축했다. 독설도 서슴치 않게 날리던 그에게 앨프리드 히치콕, 장 콕도, 장 르누아르 등은 존경의 대상이였다. 이들의 작품을 치밀하게 해부하여 관찰하고 그 작가들의 속살까지 사랑하려한 트뤼포. 하지만 한 번 설계를 하면 바꾸기를 두려워 하는 성격은 위 감독들의 졸작까지도 사랑해야하는 괴로움을 주기도 했다.

위 감독들의 작품을 낱낱히 분해하고 해석하며, 스폰지처럼 연출방식을 흡수한 평론가 트뤼포는 대담하게 자신이 그 평론의 대상이 되기로 한다.
작가, 즉 감독이 된 이후에는 자신이 독설을 내뱉던 유명세에 안주한 감독이라는 평을 듣지 않기위해 앚둥바둥 거린다. ‘자가당착’에 빠진 작가라는 평가를 피하고자 자신이 모든 것을 컨트롤 하려는 ’ 아무르 호랑이‘로 ’감독 트뤼포’를 지속해서 보수해 나간다.

감독 트뤼포의 영역은 프랑스의 소수의 영화관에서 시작하여 이탈리아, 영국, 일본, 미국에 이르기 까지 확장되며, 자신의 영역내에서 생산되는 작품 속 여배우들에게 구애한다.

자신의 컨트롤 속에 있는 배우와 스탭, 투자자, 배급자 속에서 사랑을 받으려 하고, 편안함을 느낀다.
따라서 많은 작품 속 배우와 스탭, 제작자와 배급사는 매번 같았고 그 때문에 많은 작품들이 호평보다는 비평을 받았다는게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이해한 감독 트뤼포의 발자취이다. ‘400번의 구타’로 칸 영화제 최우수 감독상, ‘아메리카의 밤’ 으로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 수상. ‘마지막 지하철’로 세자르 여러부분 수상한 이력. ‘새로운 물결(누벨바그)‘의 대표적인 인물로 정의되는 ’감독 트뤼포‘ 보다는 ’인간 트뤼포‘를 알아가며 빠져들었다.

사회에 대한 부적응은 영화를 통해 불완전한 그에게 자존감을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자신의 영역을 확장하며 자신이 갈망한 ’부모‘와 ’형제‘를 만들게 된다.
한 번 맺은 인연은 그의 죽음에 이르기 까지 대부분 끈끈하게 이어졌다는 면에서 그의 인간적인 매력이 무엇인가 알고 싶어졌다. 그의 자유로운 연애, 이혼한 부인, 사귀고 헤어진 여러 여배우들과도 긍정적인 관계를 지속한 그 원동력을 완벽히 알 수는 없겠지만 그의 ‘작가정책’를 따라 그의 작품을 하나하나 살펴보고자 한다.

‘옮긴이의 글’과 ’찾아보기‘를 포함하면 1,000 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이지만, 인간 트뤼포의 ‘인정받기’ 프로젝트로 탄생한 감독 트뤼포의 꾸준한 업데이트 버전을 살펴나가다 보니 짧은 시간에 책을 덮을 수 있었다.

트뤼포와 함께 누벨바그를 이끌어나간 프랑스의 감독들을 애정하는 독자들이라면 나 보다 더욱 이 책에 몰입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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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딸 아니 에르노 컬렉션
아니 에르노 지음, 김도연 옮김 / 1984Books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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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당신을 위한 언어도, 당신에게 말해야할 언어도 없으며…감정과 정서의 언어 바깥에 있는 당신은 비언어 입니다. (P61)

이 편지의 다른 제목을 붙인다면… ‘나’이기 위해 부르는 ‘당신’. (P98)

아니 에르노의 평생을 괴롭힌 자신 보다 터울이 많던 6세에 질병으로 죽은 보이지 않지만 느껴지는 언니 ‘아네트’.

한 자녀 양육을 고수하던 부모에게 아네트의 죽음은 아니 에르노의 탄생의 이유였다.
부모에게 성녀로 추앙된 편지 속의 ‘당신’은 작가가 이 세상에 태어날 수 있던 이유이자 어머니의 사망 전 까지 자신을 괴롭히던 ‘가시달린 장미’ 였던 것이다.

이 편지는 아니 에르노의 집착적이고 광적인 내면의 외침을 본인의 양친이 모두 사망함으로써, 마침내 타자에게 털어낸 아니 애르노의 희열을 느끼게 해준다.

어렸을 적 부터 금기된 ‘당신’은 죽기 전 부여받은 이름만 언급되지 않았을 뿐, 부모와 사촌들의 만남 속에 언어로, 혹은 박제된 사진을 통해 아니 에르노의 주변을 떠돈다.

본인에 대한 관대함과 집착에 가까운 학업에 대한 잔소리는 부모, 특히 애증의 관계인 엄마에게서 강하게 발현되었다.

어린시절 부터 공상, 관찰을 바탕으로 글쓰기를 즐긴 아니 에르노에게 ‘당신’은 부모와 주변인물 일부에게는 ‘아니’의 존재를 덮어버린 껍대기였다.

아니 에르노의 후기 작인 ‘나는 나의 밤을 떠나지 않는다’를 읽고, 초기작 ‘그들의 말 혹은 침묵’을 읽었는데 작가의 이 ‘당신’에 대한 부정적인 언급이 역시 발견된다.

경험한 것을 쓴다는 작가는 어린시절 성 안의 작은 마을 속, 일상을 포착하며 한 권 한 권을 쌓아올라단게 아닐까 싶다.

마치 르네 고니시의 ‘꼬마 니콜라’ 같이 책 수는 많으나 등장인물은 손에 꼽을 수 있는 장기 연재물 마냥, 아니 에르노의 다른 소설에서 어떤 같은 인물들을 발견할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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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딸 아니 에르노 컬렉션
아니 에르노 지음, 김도연 옮김 / 1984Books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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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자녀 양육을 고수하던 부모에게 아네트의 죽음은 아니 에르노의 탄생의 이유였다.
부모에게 성녀로 추앙된 편지 속의 ‘당신’은 작가가 이 세상에 태어날 수 있던 이유이자 어머니의 사망 전 까지 자신을 괴롭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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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슨스 the Persons No.2 : 바리스타 Barista - Chief Coffee Director 더퍼슨스 the Persons 2
더퍼슨스 지음 / 더퍼슨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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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티커피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여기저기 커피업 하시는 분들을 만나면서 알게된 책. 더퍼슨스 라는 신생 출판사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여 책의 완성도를 직접 보고자 대형 오프라인 서점에서 책을 훑어보고 온라인 구매 완료했음. 이시용 발행인이 인터뷰를 진행한 이 책의 내용은 만족스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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