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여왕 미래아이 저학년문고 23
엘리즈 퐁트나유 지음, 셀린 르구아이 그림, 양진희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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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고양이 여왕이라...???

책 제목을 보는 순간 영화 다크나이트 라이즈에 등장했던 캣우먼이 번뜩 떠올랐다. ㅎㅎ

고양이를 모티브로 한 슈트를 입고 출중한 싸움 실력을 보여주던 히어로

악당인지 히어로인지 헷갈리게 하는 캣우먼 만의 독특한 변덕스러움

고양이 성격을 모티브로 하기 때문에 그때그때 호불호를 따져서 행동했다.

아 우리에겐 검은 고양이 네로도 있었지? ㅎㅎ

신나게 아이랑 주제곡도 불러보았다.

그대는 귀여운 나의 검은 고양이

새빨간 리본이 멋지게 어울려

그러나 어쩌다 토라져 버리면 얄밉게 할퀴어서 마음 상해요.

검은 고양이 네로 네로 네로

귀여운 나의 친구는 검은 고양이

검은 고양이 네로 네로 네로 이랬다저랬다 장난꾸러기

랄랄랄랄라 랄랄라

캣우먼처럼 멋진 여성 히어로 한 편의 이야기를 읽어 내려가지 않을까 예상했는데,

완전히 빗나갔다.

그래서 더 신선했고, 좋았다.

글 엘리즈 퐁트나유, 그림 셀린 르구아이

미래아이 23 저학년문고

< 고양이 여왕 >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자~! ^^*

사랑하는 사이끼리는 닮는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오래된 부부들이라 연인들이 찍은 사진을 보면

외적인 모습이나 표정이 상당히 닮은 것을 볼 수 있다.

사람과 동물 사이에서도 이런 말이 통하나 보다.

주인공 여자아이는 니나, 고양이는 미나. 누가 누구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다.

눈빛만 봐도, 야옹 소리만 들어도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다.

요정이 보내 준 선물처럼, 우연히 쓰레기통에서 미나를 발견하고 둘은 최고의 베프가 된다.

얼마 후 미나는 혼자서 2마리의 새끼들을 낳고, 니나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큰 기쁨을 안겨준다.

여덟 살이 될 때까지 외동딸이었던 니나에게 동생 알렉상드르가 생긴다.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 동생이 생긴 바로 다음 날부터 아무도 니나에게 관심을 주지 않는다.

미나가 있어 그 외로움을 견딜 수 있었다.

" 알렉상드르를 너한테 맡겨도 될까? 니나, 정말 괜찮겠어?"

" 그럼요, 당연하죠! 아무 일도 없을 거예요."

영화를 보러 가는 부모님께서 니나에게 부탁을 하신다.

하지만, 동생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

종잇장같이 창백해졌고, 숨쉬기 힘들어했다. 급기야 새파랗게 넘어가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동생이 조금 걱정됐지만, 그다지 많이 걱정하지는 않았다. 병원에서 동생을 잘 돌봐 줄 테니까...

정말 아이다운 순수한 발상이다.

동생의 병명은 천식.

요즘 많은 사람들이 강아지와 고양이를 가족처럼 키우고 있고

그로 인해 알레르기 증상이 유발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증상이 심하고 약물치료에 반응이 떨어지는 경우

강아지나 고양이를 다른 곳에 보내는 경우를 주위에서 많이 보았다.

고양이 털 알레르기가 있는 동생이었기에, 부모님은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니나에게 전한다.

" 우리는 미나랑 새끼 고양이들을 데리고 있을 수가 없어. 그래서 고양이들을 내보내야 해.

  내일 바로 고양이들을 동물애호협회에 데려가야 한단다.

  친절한 다른 가족을 금세 만나게 될 거야."

깊은 슬픔에 잠긴 니나.

온몸으로 나타낸 슬픔에, 나 역시 마음이 아팠다.

내일 아침이면 이별의 시간,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니나는 자는 척하며 차곡차곡 준비한다.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모두 배낭에 챙긴다.

생일에 받은 65유로까지.

아직 경제관념이 부족한 니나는 과연 이 돈을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기껏해야 우리 돈으로 8만 원 남짓...

무모해 보이지만, 누구보다 절실한 마음을 알기에 마냥 혼낼 수만은 없었다.

오히려 마음속으로 조마조마하며 응원을 해주고 있었던 것 같다.

자기 키보다 훨씬 더 크고 무거운 배낭을 메고 있는 모습이라니...

너무 짠하고 마음 아프면서도, 또한 사랑스럽다.

하지만, 니나는 너무 행복하다. 심지어 자신이 자랑스럽다.

미나랑 새끼 고양이들이랑 함께 즐거운 상상도 하고, 솜사탕도 맛있게 먹으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다.

" 얘! 얘! 일어나 봐! 여기 이렇게 있으면 안 돼...."

깜빡 졸았나 보다. 눈을 떠보니 까만 드레스에 어쩐지 으스스 한 모습, 중세 시대의 여왕님 같은 언니가 니나를 깨운다.

왠지 믿어도 될 것 같은 이 언니에게 그간 있었던 일들을 모두 털어놓고,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훔친다.

" 저 집 보이니? 우리 집이야. 잠깐 가 볼래? 네 부모님께 전화할래?

  걱정하지 마, 네가 싫으면 아무것도 안 할 테니까."

혹시 따뜻한 말로 위로하였다가, 집에 가서 돌변하는 거 아닐까?

헨젤과 그레텔이 갑자기 떠올랐던 건 뭘까?

안 돼~!! 따라가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몰라. 절대 따라가지 마!라고 외쳤지만....

언니를 믿고 함께 집으로 향한다.

하지만 다행이다.

내 예상 시나리오와는 완전히 다르다. ㅎㅎ

반짝반짝할 정도로 너무나 깨끗하게 청소된 집 안, 정원에 있는 느낌이 들 만큼 구석구석 가득 놓여 있는 화분들. 그리고 자유롭게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7마리의 가지각색 고양이들.

" 니나야, 고양이 일곱 마리인 거량 열 마리인 게 어떤 차이가 있을 것 같아? 고양이들은

  자기들끼리 금세 친해져서 서로서로 길들이지. 네 고양이들도, 너만 좋다면, 내가 맡아 줄게.

  나한테 고양이들을 맡겨 놓고 네가 원할 때는 언제든지 보러 와도 좋아. 어때, 괜찮겠어?"

목차에서도 궁금했던 7+3 =10의 비밀을 이제서야 이해할 것 같았다.

어찌 7마리와 10마리가 차이가 없을 수 있을까? 말은 쉽지만 만만치가 않은 건 사실인데...

친절하고 자상한 그리고 착한 마음씨에 매료되었다. ^^*

언니의 전화 한 통에 급하게 달려온 엄마, 아빠.

엄청 혼나지 않을까 걱정했던 니나였지만, 그건 기우였다.

화 대신 따뜻하게 꼭 껴안아주는 엄마.

니나의 촉촉한 눈물이 두 뺨을 가득 적신다.

이렇게나 마음이 여린데, 저런 대담한 행동을 했다니...

그간 마음고생이 얼마나 심했니? 다시는 가출하지 마~@@

니나의 고양이들이 이브 언니네 집에 살게 되면서부터, 동생과의 사이도 맑음이다.

이제부턴 모든 것이 해피엔딩.

고양이의 여왕

이쯤이면 다 예상했을 거다.

주인공 니나가 아니라, 니나의 고양이를 대신 길러준 이웃집 언니 이브였다는 것을.. ㅎㅎ

책의 내용이 끝나고, 글쓴이의 말을 읽으면서 알 수 있었다.

이 책이 자전적 이야기라는 것을.

작가 선생님의 고양이는 실제로 안락사 시켜졌다.

이브라는 친구를 한참 전에 만났다면 피할 수 있었을 텐데...

실화라서 더더욱 가슴에 와닿았고, 안타깝고 슬펐던 것 같다.

흑백의 그림이라서 더 강렬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이유는 그야말로 각양각색이다.

특히 부모들은 자녀가 동물을 키우고 싶어 한다는 이유로 입양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보다 더 신중을 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와 고양이도 의료 기술의 발달로 수명이 덩달아 길어졌다.

이런 생명체를 아이들이 좋아한다고 해서 덥석 반려동물로 삼을 일이 아닌 것 같다.

좋아해서 그리고 사랑하는 이유만으로 키우는 것이 아니라,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과 책임감이 제대로 갖쳐졌을 때, 가족의 일원으로 인식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할 것 같다.

친한 친구 집에 입양된 고양이를 보고

덩달아 갖고 싶다며 투정 부리는 지우에게

구구절절한 말 대신 이 책 한 권이 완벽하게 해결해주었다.

반려동물에 대한 책임감과 함께 살아가는 법에 대해

자연스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미래아이 23 저학년문고 < 고양이 여왕 >

꼭 한 번 읽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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