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브리나의 오싹한 모험 리뷰

사브리나의 오싹한 모험
로베르토 아기레사카사, 로버트 핵, 최필원 / 문학세계사 / 2018년 12월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브리나의 오싹한 모험’(chilling adventures of Sabrina)은 1939년 설립된 아치 출판사의 ‘십대 소녀 마녀 사브리나’(Sabrina, the teenage witch’)라는 만화의 호러 버전 입니다.

69년도 ‘아치’라는 애니메이션에 나온 사브리나 캐릭터와 90년대에 방영된 ‘Sabrina, the teenage witch’는 원래의 ‘소녀 마녀 사브리나’를 바탕으로 한 드라마이고, 이번 넷플릭스 드라마 버전은 ‘사브리나의 오싹한 모험’ 코믹북을 기반으로 만든 드라마입니다.

그러니까 소녀마녀 사브리나와 사브리나의 오싹한 모험은 사브리나라는 주인공의 외모와 일부 설정을 공유할 뿐 각각 다른 만화인거죠! 사실 리뷰를 하려고 검색했을 때 90년대에 시트콤으로도 나왔다고 해서 헷갈렸는데요, 주인공만 같고 아예 다른 세계라고 생각하면 편할 것 같아요.

저는 사실 넷플릭스의 드라마인 사브리나의 오싹한 모험을 제일 처음 접하고 만화책 원작을 알게 되어서 설마 원작의 원작 만화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을 못 했는데 의외로 오래된 시리즈였더라고요. 오래전 이야기인데도 요즘 봐도 전개가 색달라서 신기했어요. 넷플릭스의 사브리나는 트레일러와 초반 분위기는 10대 드라마에 호러가 가미된 느낌이었는데 뒤로 갈수록 점점 만화책의 오싹한 분위기가 나고 있어요.

간단한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마법세계의 사람인 사브리나의 아버지 에드워드는 일반 인간인 사브리나의 어머니 다이애나와 결혼해 사브리나를 낳지만, 이는 마법세계의 규율에 어긋나는 일이었습니다. 에드워드는 다이애나와 아이를 갖는 것을 도와준 대가로 자신의 누나들에게 사브리나를 넘기고 다이애나를 정신병원에 넣습니다… 아버지도 (아마 누나들에 의해) 봉인되게 되고요.

이후 사브리나는 고모들과 함께 살며 오멘에 나오는 주인공 아이처럼 악마적인 아이로 자라나고, 이후 그녀의 정체를 모르는 고등학교로 전학을 가서 미국 틴에이지 드라마 주인공상인 하비를 만나게 됩니다. 사브리나의 아버지와 결혼하기로 했으나 그가 다이애나와 결혼하자 자살해 지옥에 갔지만 다시 돌아온 마녀가 그녀를 노리는 가운데 하비와 함께 일반적인 삶을 살 것인지, 어둠의 세계에서 마녀로써 살 것인지 고민하면서요.

이 부분까지만 해도 호러 기반 하이틴 로맨스 풍으로 갈 여지가 있었던 것 같은데, 하비가 죽으면서.... 그럴 여지가 없어져요. 중간에 넷플릭스 이용권이 해지되어서 그 부분을 이 책으로 처음 봤는데 앞부분은 이미 봤던 내용이라 그림체 감상하며 봤다면 그부분부터 집중해서 쭉 읽었어요. 

이 책에는 시리즈의 배경 설명과 이야기 시작부분까지만 나와 있어서 아직은 이해가 잘 안 가지만 지금까지 봤던 만화들이랑은 분위가가 전혀 달라서 색달랐어요. 마블 시리즈를 좋아하지만 코믹북으로 읽은 적은 없어서 미국 만화 그림체가 낯설었는데 보다보니까 눈에 익어서 그런지 레트로풍 같기도 하고 멋있어 보였어요. 세일럼이나 마녀에 대한 여러 전설들을 차용한 흔적이 보여서 찾아보는 재미도 있었고요.

가끔씩 무서운 그림들이 나오기도 하는데 예상 못하고 보면 깜짝 놀라는 정도고요.

((그림 주의))

이런 식으로 예상 못하고 보면 깜짝 놀라지만 그렇게 무섭지는 않은 정도?에요. 그림도 독특하고 인쇄 질이나 종이 질감이 좋아서 소장용으로 사기에 좋아보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