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카멜레온을 막아라! 괴짜 박사 프록토르 3
요 네스뵈 지음, 페르 뒤브비그 그림, 장미란 옮김 / 사계절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북유럽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이라면 요 네스뵈가 지은 판타지 동화라는 것만으로도 흥미를 끌 것 같다. <달 카멜레온을 막아라>는 어린이를 위한 판타지 동화이지만 북유럽 추리 소설 특유의 건조한 문체와 3자의 눈으로 관조하는 듯한 서술에서 다른 동화들과 차별점을 느낄 수 있다.

<달 카멜레온을 막아라>는 생동감이 느껴지는 캐릭터와 건조한 문체가 만나 캐릭터는 더욱 생생해지고, 건조한 문체는 정제된 듯 느껴진다. 상황 판단에 능한 리세와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불레는 상호보완적인 친구들이다.

어느 날 리세와 불레는 이상한 발자국을 발견한다. 발자국을 따라가는 아이들에게 개울이 나타나는데, 개울을 건너는 장면에서 둘의 캐릭터가 확실하게 드러난다. 심사숙고하는 캐릭터인 리세는 개울을 건너는 걸 조심스러워하고, 행동이 앞서는 캐릭터인 불레는 발자국을 따라가는 것에 집중한다. 이처럼 상반된 캐릭터지만 두 사람은 부딪치고 싸우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존중하고 보완하며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

양말 도둑, 맞춤법을 틀리는 사람들처럼 가볍고 아이들에게도 친숙한 소재를 활용해 종말의 위기에 처한 세상을 구하는 아이들의 모험은 아이들이 흥미롭게 따라갈 수 있다. 양말 도둑을 찾는 모험이 어느새 세상을 구하는 모험이 되지만, 아이들은 종말이라는 거대한 위기에 짓눌리지 않고 자신들만의 방법을 찾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세상을 구한다.

세상을 구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균형 잡기 신발, 개구리와 소통하는 선생님, 거미 페리 등 책 속에는 사랑스러운 캐릭터가 가득이다. 처음에는 뻔하고 소모되는 캐릭터로만 느껴지던 베아트리체조차 독자의 예상을 깨버린다. 주인공 외에도 모든 인물들이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며 동시에 사랑스럽다.

책 중간에 긴장을 주다가 사라지는 듯 보였던 아나콘다의 깜짝 언급도 즐겁다. 마지막까지 어린이 독자들의 긴장감을 유지하고, 유쾌한 웃음까지 이어가고자 하는 작가의 세심한 배려가 느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