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월드 프리퀄 4 : 세계의 배신자 래리 니븐 컬렉션 6
레리 니븐.에드워드 M. 러너 지음, 김성훈 옮김 / 새파란상상(파란미디어)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글을 시작하기 전에 미리 말한다. 나는 이 시리즈의 앞 시리즈를 단 한권도 읽지 않았으며, sf에 대한 지식이 전무하다. 그러므로 리뷰 중에 잘못 된 글이 있을 수도 있으니 너그러이 넘어가주길 바란다.

    

링월드 프리퀄의 4번째 시리즈, 세계의 배신자.

책 뒤표지에 링월드는 루이스 우의 첫 모험이 아니었다!‘ 라는 멘트가 있다. 이것으로 이번 권에서 다룰 이야기는 링월드의 주인공이었을 루이스 우의 과거 이야기라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처음부터 당황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루이스 우가 아니던가? 라고 생각하고 집중하기 시작했다. sf에 대해 무지한 터라 생소한 단어와 생소한 설정들이 나올 때마다 같은 부분을 몇 번이고 더듬어 읽었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서 읽는 속도를 늘릴 수 있었다. 아니, 이건 리뷰가 아니라 개인적인 이야기니 넘어가고.

 

 

첫 이야기의 시점은 네이선이라는 이름의 약물중독자의 시점이었다. 네이선은 분더란트에서 일어난 내전에 참전하고 있지만, 약물중독에 빠져 늘 약을 갈구하며, 그것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전형적인 약물 중독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그의 인생을 바꿀 자가 그의 앞에 나타난다. 약을 구하기 위해 네이선이 실버맨-암시장 거래자-과 약 거래를 하기 위해 나간 장소에는, 그가 아니라 네서스라는 이름의, 오래 전 자신들의 안전을 위해 떠난 퍼페티어의 정찰대원 네서스였다.

    

………너는 퍼페티어로군.”

두 개의 머리가 홱홱 돌아갔다. 그리고 잠시 외계인의 두 눈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흔히들 그렇게 부르지요. 나는 네서스라고 합니다.”

 

-433p-

    

 

이 장면에서 감탄 한 것이, 이 작품의 작가의 세계관이 철저하고, 치밀하다는 점이었다. sf 라고는 읽어본 적이 없는 나지만, 그 몇 장 안되는 페이지에서 엿본 세계관, 설정은 감탄스러웠다. 네서스는 인간이 아니라 외계인이다. 외계인이지만 다른 인간들보다도 인간다우며, 무엇보다 정중하다. 흔히들 상상하는 외계인이란 이미지를 비웃듯이 정중하기까지도 한 퍼페티어 라는 소위 겁쟁이라고 조롱당하기도 했던 종족의 네서스가 네이선과 만남으로 무엇을 시작할지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했으며 이 세계 선단이란 것에 존재하는 모든 외계인들과 인간이 어떨지 생각해보게 하는 대목이라고 생각되었다.

   

 

나는 여기서 사람을 만나기로 했는데…….”

그 범죄 분자가 조사에 제일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당신을 어디서 찾을 수 있는지 알려 주더군요.”

사람을 잘못 찾았군.”

잘못 찾지 않았습니다. 네이선 그레이노어. 당신 새아버지의 업적은 아주 유명하지요. 그의 재능이 필요하게 되었는데, 도저히 찾을 수가 없더군요. 그래서 당신을 찾아온 겁니다.”

 

-434p-

 

네이선이 일부만 기억할 뿐, 그 외에는 뚜렷하게 기억하지 못하는 새아버지를 찾아왔다는 네서스. 그간 분더란트에서 전장만 뛰어다니고, 약을 찾아 헤매던 네이선에게 있어서는, 새 아버지를 언급하는 네서스의 존재가 얼마나 새로웠을까. 네서스는 약물중독의 증상으로, 약이 부족해 덜덜 떨기 시작하는 네이선을 향해 함께 가자고 말한다.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네서스가 말했다. 그도 떨고 있었다.

새아버지를 찾게 도와주십시오. 그러면 분더란트라는 말도 안되는 이름이 붙은 이곳에서 당신을 탈출시켜 주겠습니다.”

-435p-

 

 

이 얼마나 정중한 협박인가. 네서스는 이어 네이선에게 그의 부와 약물중독 치료의 조건을 덧붙이고, 그의 아버지들의 이름과 어머니의 이름, 그리고 네이선의 진짜 이름을 알려준다. 네이선의 진짜 이름은 루이스 우’. 카를로스 우의 아들이며 샤를 얀스의 아들이라고 하고 그들의 업적도 간단히 말해준다. 그리고 네이선, 아니 루이스는 자신의 이름 하나만으로 아득히 묻혀있던 기억의 일부를 들춰낸다. 그리고 네서스를 따라갈 결심을 한다대략의 프롤로그라 할 수 있는 부분의 스토리는 이렇다.

    

이 이후의 이야기는 굉장히 스토리가 방대해진다.

  

우주에 존재하는 종족들간의 대립에서부터 비롯된 추적과 전쟁.

-이 링월드 시리즈에는 인간, 퍼페티어 외에도 수많은 종족이 등장한다. 그들은 각각 다른 세계에서 살고 있으며 그에 따른 저마다의 언어와 사상, 그리고 생활관습을 가지고 있다. 방어하는 것으로 지키고자 하는 종족이 있는가 하면, 공격하는 것으로 지키고자 하는 종족이 있다. 그리고 단순히 싸움을 즐겨, 서로 자멸까지 가는 것을 알면서도 싸우는 종족이 있다.

    

종족멸적자 들과의 싸움

-후반으로 갈수록 팩이라는 외계인 종족들의 존재가 두드러진다. 아니, 이번 시리즈의 중심이라 봐도 무방하다. 팩들의 지식의 보고, 우주의 모든 지식을 담아놓은 도서관이나 다름없는 함대를 지키고자 했지만 결국 그 지식을 가지고 떠나기로 결정 한이들을 둘러싼 싸움이 중심이다. 팩들은 지식을 보존하고 지키고자 했다. 하지만 그들이 속한 도서관의 상황으로 그들은 더 이상 그곳에 머무를 수가 없었다. 그에 수많은 팩들이 지식을 가지고 그곳을 떠나갔고, 결과적으로는 자신이 최후자가 되고자 오롯이 자신의 것만 생각하며 다른 이들의 희생 따위는 전혀 감안하지 않는 정치가- 아킬레스의 표적이 된다. 아킬레스는 그워스라 불리는 함대를 소멸시키는 것으로 자신이 최후자가 되고자 한다. 그렇기에 그는 팩의 함대를 차지하기 위해 자신과 함께 했던 우주선에 탔던 이들을 모두 사지를 내몰았으며, 또 그것도 모자라 전쟁을 막고자 하는 네서스과 루이스를 이용하고, 그들을 배신하는 것도 망설이지 않는다.

  

읽는 내내 아킬레스의 그 과대망상적이고 오만하며 자기 우월주의인 그 행동, 말투가 마음에 들지 않았고, 그 사상마저 공감할 수 없는지라 루이스와 네서스를 응원하면서 읽었다.

 

그리고 결말.

이 결말이 과연 행복한 것인지 모르겠다. 오픈엔딩이라 하기엔 이 4번째 이야기가 루이스 우의 과거이야기가 맞다면, 오픈엔딩은 아닐 것이다. 전쟁을 막기 위해 애를 쓴 루이스와 네서스에게 결국 돌아온 것은 배신이었다. 사랑하는 이들과의 이별과 망각이었다. 그러나 결코 슬프지 않은, 담담하면서도 그들다운 결말. 그는 후에 네서스과 만났을까? 네서스가 마지막으로 루이스에게 남긴 말 때문에 가슴이 묵직해졌다. 그 말 한마디에 당장 링월드를 읽고 싶은, 아니 네서스와 루이스가 만나는 장면이 있을 것 같은 앞 시리즈들을 읽어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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