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 세계를 여행하는 모험가를 위한 안내서 - 천국과 지옥 그리고 연옥까지 인류가 상상한 온갖 저세상 이야기
켄 제닝스 지음, 고현석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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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책의 표지의 띠지에는 최후까지 정복하지 못할 마지막 세상. 죽음의 세계를 샅샅이 안내해 주는 책이라는 곽재식 작가님의 말씀이 있다. 이 작가님의 엄청난 출간 속도와 분야를 가리지 않은 책들을 몇 권 봐왔던 터라 이분을 신뢰했지만, 이 책을 처음 받았을 때는 살짝 의아했다. 왜냐면 죽음에 대해서 다룰 수 있는 게 얼마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내 지식이 얕은 데다 아는 게 없어서 이런 의문을 품은 것도 있지만, 그간 죽음을 주제로 하는 책을 많이 찾아봤다. 그때마다 나는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죽음을 다룬다며? 내가 원하는 것은 지금까지 존재했던 인류의 역사든, 신화든, 누군가의 작품이든 죽음에 대한 다양한 시선과 이해하기 쉽게 쓰인 죽음에 대한 글이었다.

 

그러나 내가 책 고르는 눈이 없었던 건지, 대부분이 그냥 유명한 신화·작품·메인 종교(그로신, 북유럽, 중국신화, 한국신화, 단테 시리즈, 유명 서사시들 등등)에 대해 리뷰를 적어 놓은 게 다였다. 그래서 책을 처음 받았을 때 솔직히 기대 안했다.

그런데 내용을 읽기 시작하니, 내가 찾던 죽음에 관한 책이 바로 이거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포인트는 아래와 같다.

 

1. 신화/종교//영화/드라마/노래와 연극 등. 모든 죽음을 모아둔 책이다. 단순히 유명한 것들만 모아둔 게 아니다. 유명한 신화/종교 등등 내용도 있기야 하지만, 우리가 알지 못했던 것, 인터넷에서조차 찾기 어려웠던 일부 소수 민족에서 전해내려오는 죽음에 관한 것도 면밀하게 콕콕 찝어서 기록을 해두었다.

또한, 작가의 필력 덕분인지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아 이 작품 꼭 봐야겠다하며 메모도 여럿 해두게 되었다.

나는 글을 오래 읽으면 점점 지겨워져서 집중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 글에서 포인트를 뽑는 걸 잘 못한다. 그런데 이 작가는 이런 나를 배려하듯-그럴 리 없다는 걸 안다- 딱 핵심이 되는 부분들을 요약해서 정리해놨다.

그렇다고 흐름이 이상하거나 빠지는 내용이 많다는 게 아니다. 이 책의 제목을 보라. ‘사후 세계를 여행하는 모험가를 위한 안내서. 아래에 이어질 2번째 포인트가 바로 책 제목을 왜 이렇게 지었는지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2. ‘여행자를 안내한다는 컨셉에 맞춰 구성된 중요 요소들을 콕콕 찝어서 설명해주는 구성. 신화의 경우에 어떤 신화인지 대략적으로 요약을 해주고, 죽음에 대한 내용을 설명한다. 그 다음에는 현지 정보라는 소제목이나 주의할 것이런 식으로 해당 신화에서 죽음과 얽힌 장소와 규칙, 어떤 상징물들이 있는지, 어떤 존재들이 있는지 설명해준다. 드라마나 영화같은 영상매체의 경우에는 그 작가가 어떤 죽음의 세계를 다뤘는지 거의 분석을 해서 설명해주기 때문에 혹여 내가 그 작품을 이미 봤다고 한 거라고 해도 새로운 해석과 알지 못했던 걸 알게 되어서 신선하고 설레는 마음, 그리고 깨달음을 얻을 수 있어서 참 좋았다.

본 책에는 죽음에 대한 많은 작품을 다루기 때문에, 인간이 죽음에 대해서 어떤 해석을 하고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각기 다르거나 비슷한 죽음에 대한 관점을 생각하는 것이 어떤 의민지를 또 한 번 고민하게 해준다. 나는 창작자라서 이 책을 읽으며 많은 소재를 얻었다. 만일 이 리뷰를 읽는 창작자가 있다면, 꼭 본인이 죽음과 관련된 내용을 다루는 게 아니어도 한 번 읽어봤으면 좋겠다. 흥미로운 내용이 꽤 많은 데다, 벼락처럼 뜻밖의 소재가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주는 글이 많았기에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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