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한 닭과 초록 행성 외계인 동화는 내 친구 88
앤 파인 지음, 김이랑 그림, 황윤영 옮김 / 논장 / 2017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논장 출판사에서 출간한 <용감한 닭과 초록 행성 외계인>은 영국 작가 앤 파인이 글을 쓰고,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 중인 김이랑 작가가 그림을 그렸습니다. 언제나 자기 안에 있는 독자를 위해, 그 독자가 읽고 싶어 하는 책을 쓰다는 앤 파인은 재미와 유머로 웃음을 주면서도 왕따, 편부모, 장애 등 사회적 문제를 다룬 작품을 주로 썼으며, 특히 이 작품은 동물 복지에 대한 작가의 오랜 관심이 담긴 책이라 하니 더욱더 관심이 갔습니다. 사실 초등 6학년 아들이 닭띠인데, 닭을 정말로 좋아해서 관심을 가지게 된 책이랍니다.

 

 

이야기는 앤드류가 제마의 책상에 뭔가를 툭 던지면서 시작됩니다. 그건 닭이 앤드류에게 전해 준 아주 작은 책이었어요. 닭이 책을 줬다는 이야기의 시작부터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제마는 앤드류의 말을 믿으려 하지 않지만, 닭의 글씨체로 된 "골 천지 농장의 실화"의 책의 첫 장을 펼쳐 앤드류와 함께 그 책을 읽기 시작합니다.
비가 내리고 바람이 거세게 부는 밤, 작은 초록 외계인들이 수백만 광년을 날아와 닭장을 발견하게 되고, 닭장의 문을 열어 닭들을 내쫓고 닭장에 다른 것들을 집어넣어야 한다고 말하지요. 과연 뭘 넣으려고 하는 거지 궁금해졌어요.

 

앤드류에게 전해 준 책을 쓴 주인공 닭이 이야기를 전개해 나갑니다. 앤드류와 제마는 이 이야기를 읽고 있는 중이에요. 글의 제목처럼 주인공 닭은 아주 용감합니다. 외계인이 타고 온 우주선의 환기 통로 아래에서 초록 외계인 둘이 수다 떠는 소리를 듣게 되지요. 외계인들이 사람을 먹으려고 온 것이었어요. 용감한 닭은 두  가지 감정을 가지게 됩니다. 그 감정은 본인이 겪은 고통을 떠올리며 복수를 꿈꾸는 기쁜 마음과 자신이 겪은 것과 같은 고통을 다른 이들도 겪을지 모른다는 공포이지요. 외계인들이 사람을 평가절하하고, 사람은 지독한 위선을 가졌다고 합니다. 닭장에 갇힌 사람들은 고통스러워하고 울부짖지만, 외계인들은 사람들에게 상황이 역전되었다고 말하지요.
이게 사실이라면 얼마나 끔찍한 일일지 잠시 생각해봤답니다.
이런 상황에서 주인공인 용감한 닭은 우주선에 몰래 올라타게 되고, 수백만 킬로미터를 날아가 외계인들이 사는 행성에 도착하게 되지요.

 

 

작가는 어떤 의도로 이런 스토리를 전개해 나갔는지 궁금해집니다. 행성에서 보여지는 인간의 모습은 우리에게 큰 경각심을 느끼게 합니다. 그래도 우리의 멋진 친구, 용감한 닭은 우리를 배반하지 않고 우리 인간들을 위한 노력을 합니다. 우연찮게 낯선 행성에서 방송 출연을 하게 된 용감한 닭은 이 행성의 모든 이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인간을 애완동물처럼 취급하는 것이 잘못됨을 알린다. 이에 꽤 많은 초록 행성인들이 사람 대신 다른 것들을 먹겠다고 다짐하게 됩니다.

 

 

우여곡절 끝에 지구로 다시 돌아오게 된 용감한 닭은 자신의 자비의 임무는 끝났다고 만족해합니다. 책의 마침표는 아주 작은 씨앗으로 그 아래  닭의 발자국이 야무지게 찍혀 있었어요. 

 

 

앤드류와 제마는 오래된 농장을 지나며 '골 천지 농장'이라는 낡은 판자를 발견하고는 닭들이 들판을 뛰어디니게 하자며 손을 맞잡고 빙글빙글 돌며 노래를 부르고, 뒤쪽의 키 큰 풀숲에서 문제의 그 닭이 뿌듯해하며 꼬꼬댁 울며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이야기가 주는 메시지는 강력하고 아주 큽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손쉽게 접하고 먹을 수 있는 수많은 음식, 특히 육식을 하는 경우에 어떤 방법으로 동물들이 생활되고, 어떤 환경에서 사육되는지 곰곰이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어요. 
동물을 의인화하여 인간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책이랍니다. 최근 대두되고 있는 동물 학대의 문제점을 우회적으로 잘 표현해주었고, 우리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지내오던 현실을 꼬집은 이야기로 아이들과 함께 그 문제에 대해 심도 있게 알아보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