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한국 위인들 - 약점이 있어서 성공했어요
장세현 지음, 김양수 그림 / 봄나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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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국 위인들의 약점 극복 반전 스토리

때론 어이없지만 뭉클하고, 사소하지만 대단한,

한국 위인들의 숨겨진 이야기!

출판사 봄나무에서 출간한 [뜻밖의 한국 위인들]은 의외의 약점이 있는 한국 위인들의 대단한 성공 이야기로 총 20명의 위인이 등장한다. 세종대왕, 이황, 허준, 이순신, 김홍도, 정약용 등 조선시대 인물부터 김구, 장기려, 이중섭, 백남준, 권정생까지 현대까지 아는 위인들의 이름도 눈에 쏙쏙 들어온다. 흔히 위인전에서 만나 본 위인들의 삶은 약점보다는 강점에 대한 정보가 많았고, 후손의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배울 점, 교훈 등 교과서적인 부분이 강조되었다면 이 책은 한국 위인들의 약점 극복 반전 스토리로 약점이 있어서 성공한 한국 위인들을 관심과 흥미를 가지고 만나볼 수 있다. 그동안 알지 못했던 그들의 숨겨진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본다.

워낙 유명해 아는 인물들이 많다. 각 인물들의 주요 특성을 한 문장으로 소개해서 이해를 돕는다. 그림 또한 특성을 잘 표현하고 있어 첫 장부터 흥미를 유발한다. 지독한 일 중독자였던 세종대왕, 쉽지 않은 사랑을 했던 이황, 임금도 못 말리는 고집쟁이 허준, 낭비벽이 너무 심했던 김홍도, 피곤한 잔소리꾼이었던 정약용, 너무 착해서 바보 같았던 장기려 등 그들의 삶이 어떠했는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그림과 함께 위인의 삶을 이야기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고, 위인의 <성공 포인트>를 이야기의 끝부분에 소개하여 인물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그가 왜 성공할 수 있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각 이야기의 구성은 위인에 대한 업적뿐만 아니라 인간적으로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며 더 깊은 이해를 돕는 구성이라 지식 함양에 도움이 된다. 20명의 위인 중 두 명의 이야기를 소개해본다.

김홍도 / 낭비벽이 너무 심했다

도화서 화원. 화가, 1745~

김홍도는 호를 여러 개 썼는데, 가장 유명한 호가 단원이라고 한다. 단원 김홍도, 그의 고향이 '경기도 안산'이라는 설을 근거로 단원구가 생겨났다 하는 이야기의 첫 소개가 눈에 띈다. 단원 김홍도의 단원이 우리가 알고 있던 단원구였다니 흥미롭다. 김홍도의 이름 앞에 늘 붙어 다니는 '천재 화가', 그는 조선 시대를 통틀어 최고의 화가로 손꼽힌다. 나 또한 그의 작품을 좋아하고 존경한다. 김홍도는 여러 방면에서 뛰어났지만, 풍속화에 특히 탁월한 솜씨를 보였다고 한다. <씨름>, <서당>, <빨래터>, <주막> 등 우리가 알고 있는 그의 작품을 보면 당시의 풍속을 맛깔나게 그려 냈다고 볼 수 있다.

그는 도화서 화원으로 이름을 널리 알렸는데, 강세황의 추천을 빌리면 단원의 실력은 혼자 터득한 솜씨로 그려 내니 타고나지 않고서는 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뛰어난 실력으로 영조를 비롯해 정조에게까지 인정을 받아 정조는 그림에 관한 일은 모두 김홍도에게 맡겼다고 하니, 그 실력이 얼마나 뛰어났는지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활약에도 불구하고 그는 끼니를 잇지 못할 만큼 생활고를 겪었는데, 돈을 못 벌어 궁핍한 게 아니고 그의 씀씀이가 컸기 때문이라고 한다.

얼굴이 잘생기고 성품이 시원시원해 당시 사람들이 신선과 같은 인물이라 평했다 하고, 살림살이가 가난해도 크게 마음을 쓰지 않았다 하니 예술가 다운 면모를 지니고 있지 않았나 싶다. 개인적으로 김홍도의 작품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그의 예술성에 늘 찬사를 보냈는데, 김홍도에 대한 이런저런 사실들을 알게 되니 흥미롭다.

단원 김홍도의 성공 포인트는 '확실한 실력'이라고 평한다. 신선 같은 외모를 가진 풍류남아였던 그는 풍류를 즐길 줄 알았지만 나쁘게 말하면 낭비벽이 있었고, 그의 풍류가 통할 수 있었던 건 '뛰어난 실력'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홍도가 실력만 믿고 아무 노력도 하지 않았다면 결코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고, 강세황을 스승으로 삼아 그림 공부를 열심히 했기 때문에 천재성이 드러났다고 평한다. 노력했던 천재, 김홍도의 삶이 가난했다고 결코 실패한 삶이 아니 듯 그의 풍류를 즐기는 삶 또한 그의 예술적인 감각을 더 돋보이게 하지 않았나 싶다.

정약용 / 피곤한 잔소리꾼이었다

정치가. 실학자, 1762~1836년

조선 후기에 실학을 잘 정리한 '다산 정약용', 워낙에 유명한 인물이라 그의 업적은 교과서에서도 많이 배운 기억이 있다. 다방면에서 뛰어난 정약용의 능력 덕분에 정조는 그의 재주를 늘 아끼고 사랑했다고 한다. 그러나 정조가 세상을 떠나고 전라도 강진으로 귀양을 가게 되어 18년에 이르는 긴 유배 생활을 하게 된 그가 가족에게 쓴 편지가 소개되어 있는데, 자식들 걱정에 피곤한 잔소리를 끊임없이 퍼부은 이야기가 소개된다.

그의 잔소리는 자식들에게만 이어지지 않고 제자들에게도 이어졌고, 워낙 아는 게 많다 보니 큰 것부터 작은 것까지 이어지는 잔소리가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엄청난 잔소리에는 인생의 큰 가르침이 될 만한 내용도 있었고, 유배 기간은 또 다른 기회가 되어 학문과 책을 쓰는데 집중했다고 한다. 애타는 그리움을 달래면서도 엄청난 업적을 남긴 정약용에 대해 또 다른 면을 알게 된 시간이었다.

다산 정약용의 성공 포인트는 '꼼꼼함과 깐깐함'이라고 평한다. 모든 일을 대충 넘기지 않은 덕분에 여러 분야의 학문에 깊이 빠져들 수 있었고, 업적도 남길 수 있었다고 한다. 귀양지에서도 그의 꼼꼼함과 깐깐함은 여전했으며, 무척 외롭고 힘든 생활 속에서도 자식들과 제자들에게 작은 것까지도 하나하나 당부하며 학문을 갈고닦은 기회로 삼은 그는 500권에 이르는 많은 책을 집필하고, 자신의 사상과 학문을 완성했다. 벼랑 끝의 삶에서도 특유의 깐깐함을 살려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 노력한 정약용의 다른 면모를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총 20명의 위인들의 약점이 있어 성공한 이야기들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낸 본 도서는 위인의 주요 업적은 물론 알지 못했던 정보도 제공하여 흥미를 더했고, 잘 알지 못했던 위인들도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들의 약점이 곧 강점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고, 재미있는 삽화 삽입으로 이해를 도왔다. 초등학교 전 학년이 접하기에 적절하고, 재미있는 이야기 형식이어서 스토리텔링으로 아이와 함께 만나 보는 것도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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