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 돌아 되돌아온 은혜 감성을 키우는 우리 옛이야기 6
이종선 지음, 윤정미 그림 / 아이앤북(I&BOOK)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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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돌아 되돌아온 은혜/아이앤북

판사 아이앤북에서 출간한 <돌고 돌아 되돌아온 은혜>는 이종선 작가가 글을 쓰고, 윤정미 작가가 그림을 그렸습니다. 감성을 키우는 우리 옛이야기 여섯 번째 이야기로 누군가에게 베푼 은혜가 다시 나에게 돌아온다는 이야기입니다. 저자는 누군가에게 받은 은혜를 기억하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 돌려줄 줄 아는 마음이 생겨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해요. 내가 은혜를 준 사람과 받은 사람이 꼭 같지 않을 수도 있어요. 내가 베푼 은혜가 돌고 돌아 언젠가 되돌아올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면 많은 은혜를 베풀며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이들에게 가르치기로도 내가 은혜를 베풀면 그 은혜가 꼭 나에게 돌아오지 않더라도 나의 후대가 받는다는 옛말이 있듯이 돌도 도는 이 은혜의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냈을지 궁금해집니다.

날에 나쁜 짓은 눈곱만큼도 하지 않은 정승 한 명이 살고 있었는데 그는 워낙 청렴하여 모아 놓은 재산이 없었어요. 데리고 있던 노비들에게 돈을 몇 푼씩 쥐여 주고 노비 문서까지 불살라 자유롭게 풀어주었답니다. 세상에는 많은 종류의 사람들이 있을 텐데, 이런 고운 마음을 가진 사람도 다 있네요. 그가 베푼 은혜가 어떻게 돌고 돌지 궁금해졌어요. 노비들은 전라도 어느 고을까지 내려가 서로 의지하며 열심히 일했어요. 노비들의 마음은 어떠했을까요? 신분의 자유가 없었던 시절, 이런 은혜를 받는다는 것이 정말 쉬운 것이 아니잖아요. 그 은혜를 베푼 정승의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승은 늦은 나이에 얻은 아들과 함께 남은 곡식을 아껴 먹으며 살았는데, 하루는 아들을 불러 노비들이 살고 있던 곳을 다녀오도록 하며 예의를 갖추도록 당부합니다. 과거에는 본인 집의 노비였지만 더 이상 노비가 아니니 나이 많은 사람에게는 깍듯이 인사하고 젊은 사람에게도 말을 함부로 해서는 안된다고 말이죠. 살림이 궁색해져도 정승의 인품은 변하지 않는가 봅니다. 그 아비에 그 아들이라고, 큰 기와집에 살고 있는 노비들을 보고는 정중하게 인사를 합니다. 동네 사람들에게 노비였다는 소문이 안 나게 말입니다. 정승의 은혜를 아는 노비들은 삼천 냥이라는 큰돈을 떡하니 내놓습니다. 벌써 은혜가 아들에게 돌아온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집니다.

 

으로 돌아가던 아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아들은 많고 많은 삼천 냥을 물에 빠져 죽으려던 세 사람을 구하는 일에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사용합니다. 노비로부터 받은 은혜를 다른 사람의 목숨을 구하는 데 귀하게 쓰이지요. 은혜 갚을 기회를 달라는 세 사람에게 이름도, 사는 곳도 가르쳐 주지 않고 부리나케 달려가는 아들의 모습이 편안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빈손으로 돌아온 아들을 오히려 칭찬하는 정승을 보는 순간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결국 마을에서 동냥도 하게 되고, 도둑이 다른 집에서 훔친 쌀을 솥에 부어 놓기도 합니다. 결국 아버지는 앓아눕게 되고 동냥도 다닐 수가 없게 되자,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앉아서 눈물만 흘린답니다. 결국 아버지가 돌아가셨구나, 아버지가 베푼 은혜가 아버지에게 돌아오지 않았구나란 생각을 하며 아쉬웠답니다. 상갓집에 구걸 온 스님 한 분이 극진한 아들 내외의 마음에 감동하여 아버지의 묘지를 찾아주겠다 하여 아들은 스님을 따라나서지요.

 

들이 찾은 그 명당자리에 사는 내외는 예전 아들이 물에 빠져 죽으려던 세 사람 중 부부였답니다. 이 아들의 은혜를 갚기 위해 산속에 작은 집을 지어 놓고 오고 가는 사람들에게 잘 대접해 주며 혹시 만날까 싶어 아들을 찾았다는 부부는 아버지 산소 자리를 구하려는 아들을 위해 명당자리를 선뜻 내어줍니다.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는 마음의 아들에게 잊지 않고 은혜를 갚은 부부, 정승 아버지의 은혜가 돌고 돌아 아들에게 되돌아온 이 은혜 이야기는 따뜻한 감동과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비록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이 세상에 안 계시지만, 그 은혜가 아들에게 되돌아온 것을 안다면 얼마나 기뻐하셨을지 상상이 됩니다. 신분을 따지지 않고 겸손함과 예의가 몸에 배어 있던 정승의 모습은 아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져 그 아름다움이 이어져 내려오겠지요. 옛이야기 속에서 옛 선조들의 지혜와 사랑을 느낄 수 있었고, 특히 남에게 베푼 그 은혜 속에서 보여주는 부모 간의 효의 모습 또한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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