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개 귄터 마케팅을 배우다
슈테판 프레드리히 지음, 티모 뷔르츠 그림, 유영미 옮김 / 해냄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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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케팅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관한 가벼운 지침서이다. <생활 속에서 배우는, 세상에서 가장 쉬운 마케팅>이라는 부제가 딱 맞는 설명이라고 보면 맞다. 그러나 마케팅에 전혀 소질도, 관심도, 능력도 없는 돼지개를 등장시킨 발상이 비교적 신선해보인다. 게다가 그 돼지개는 어떤 개체가 아니라, 마음 속에 존재하고 있다니, 적극적인 마케팅을 거부하는 소극적인 자아상을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저자가 의학박사로 마케팅을 연구한 사람이라는 이력이 연결되는 대목이다.

  책은 무척 가볍다. 한장에 제목과 그림과, 다른 한장에 그에 관한 설명이 나온다. 내용은 아주 평이하며, 사례도 무척 친근하다. 진리는 단순하다고 했던가. 책에 나오는 단순한 진리 중에서 유독 눈에 띄는 것들도 있으니, 순전히 개인적인 관심사와 경험에 근거한 것일게다.

  저자는 마케터를 의사로 비유한다. 의사는 약을 처방하기 전에 환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먼저 진단, 그 다음이 치료! 어쩌면 본격적인 치료보다, 장황한 진단의 과정이 환자의 만족감에 기여하는 정말 중요한 과정일지 모른다... 책의 많은 부분은 화법에 할애되고 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고객이 자신을 주인공으로 느끼게끔 말하라. "이것은 정말 특별해요"라고 말하지 말고, "고객님은 특별한 물건을 갖게 되는 거에요"라고 말이다. 그리고 SPIN 의 전략, 즉 상황, 문제, 논리적 관계, 필요성의 순서로 말하라. 과일과 야채를 판다면, 건강한 식사가 얼마나 중요한지 설명하고(상황), 유감스럽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과일과 야채의 섭취가 부족한지 말하고(문제), 과일과 야채의 섭취가 부족하면 당뇨나 동맥경화, 고혈압같은 성인병에 걸릴 위험이 있다 (논리적 문제), 따라서 건강한 식사를 하려면 과일과 야채를 더 많이 먹어야 한다 (필요성) 고 말하는 것이다. 나도 이런 말에 현혹된 적이 꽤 있었지 않았던가? 특히 건강보조식품과 보험의 경우가 여기에 해당하는 듯...

  이 책의 대부분의 내용들은 다른 마케팅 서적에서도 언급되고, 이미 마케터를 교육하는 곳에서도 전수되고 있는 노하우일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마케팅을 지금보다 좀 더 잘하고 싶을 때 개인적으로 참고할 수 있고,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되새김질하는 데 유용할 듯 하다. 누가 몰라서 못하는가? 알더라도 자꾸만 다시 각인시켜야 하는 법...

  책을 검색해보니 귄터가 등장하는 또 다른 책도 나와 있다. <내안의 돼지개, 게으름뱅이 귄터는 어떻게 인생의 주인이 되었을까>에도 관심이 간다. 마케팅의 모든 것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가볍게 훑어보고 의지를 다질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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