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이 아파요 - 국립국어원 박용찬과 함께하는 우리말 다듬기
박용찬 지음 / 해냄 / 2005년 10월
평점 :
품절


  일곱살 먹은 딸아이가 밥 먹다 아빠를 쳐다보면서 묻는다. "왜 그러삼?"
 
  이렇게 황당할 때가! 아이에게 어디서 배웠냐고 물으니 유치원에서 아이들이 다 그렇게 말한단다.
 
  이런 유치원을 안다니게 할 수도 없고... 점점 연령이 낮아지는 우리말 파괴는 심각하게 느껴진다.
 
  이 책은 우리말이 어떻게 상처받고 왜곡되고 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우리말의 파괴 현상을 쉽게 조근조근 설명하고 있다. 어쩌면 따분하게 보일 수도 있는 우리말 가르치기가 의외로 재미있게 읽혀지는 것은, 다방면으로 우리말에 대해 조사한 흔적이 엿보이고 여기에 저자의 풍부한 경험을 연결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렇게 우리말이 심각한 상처를 받는 데에는 인터넷의 영향이 가장 크고, 또한 핸드폰 문자메시지의 탓도 크다고 생각한다. 압축해서 표현하라... 어쩔 수 없이 말들은 축약되고 헝클어질 수 밖에 없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가장 황당한 것 중 하나는, 보고서에서조차 인터넷 채팅 용어를 사용한 경우가 꽤 많다는 것이다. 평소의 언어습관이 공식적이고 학술적인 문서에까지 나타나는 현상은 얼마나 습관이 중요한지도 보여준다. 그것이 어린아이들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이 경험하는 일이니 참으로 무섭기까지 하다. 아무리 바른 말을 알고 있다해도 나를 제외한 모든 이가 한결같이 틀린 말을 쓰고 있다면, 용감하게 홀로 바른 말을 쓰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이 책의 후반부에서는 잘못된 우리말의 대안들을 설명하고 있다. 대부분 공감이 가지만 몇가지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것들도 있다. 신년교례회를 어울모임으로 쓰라는 것은 정말 어색한 느낌이 든다. 그러나 '와리바시'를 '나무젓가락'으로 순화하는데 제법 오랜 시간이 걸렸고 지금 완전히 성공한 사례라 하니, 어색하고 불편한 느낌은 시간이 해결해줄지 모르겠다.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공감과 의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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