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정말정말.....

레드블러드 Revision 1
김태형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3년 11월

레드블러드...솔직히 재미는 별로 없을수도 있다. 누군가는 이게 언제 나온 책이지 할수도 있다. 하지만 나에겐 정말 우리나라에서 손가락에 꼽을 수 있는 '제대로된 판타지 물' 이다. 이명진의 라그나로크도 어쩐지 저녁 시절까지만 해도 정말 초기대의 대작이었다. 군대 빨리 제대해서 만화 그려주기만을 기다렸었다. 하지만 어지러운 연출과 힘없는 그림(왠지 가벼워 보인다. 이명진 작가 정말 좋아한다. 아직도 좋아하고 있다. 하지만..)은 판타지 명작 대열에 올려놓는것을 망설이게 한다.

레드블러드는 그림이 좋았다. 작가의 전작인 개미맨은 솔직히 그리 재미는 없었다.^^;; 하지만 좋아했다. 곤충을 먹고 변신한다는 설정도 새롭다기 보단 그냥 괜찮았었고 스토리도 무난한것이 볼만했다. 그리고 그림도 맘에 들었었다. 그러다가 개미맨이 끝나고 영챔프에 레드블러드를 연재 했다. 김태형 작가의 그림은 왠지 정지영상 같아 보인다.(이건 정말이지 철저히 내 주관적인 느낌이다) 계속 움직일것 같은게 아니라 그대로 서 있는듯한 모습이다. 하지만 왠지 고풍스러운 기운이 뿜어져나온다. 그의 일러스트를 특히나 좋아하는데 그의 그림은 정말 공들여 그렸을것이라는 느낌이 풀풀 뿜어져 나오기 때문이다.

나는 브레임이나 무한의 주인, 교무의원, 지프러스 같은 러프한 화풍을 좋아한다. 하지만 레드블러드의 완성된듯한, 또는 처음과 끝이 맞닿아 있는 원 같은 그림이 정말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그리고 그의 나름대로 촘촘하고 탄탄한 스토리라인도 좋아한다. 예전에는 자금도 없었고 책도 구하기 힘들었었기에 소장할수가 없었지만 이렇게 복간되니 정말 반갑기 그지없다.

재미가 없네 어쩌네 하는 말을 했지만 정말 재미가 없다는게 아니다. 그냥 말초신경을 두드릴 재미를 찾기는 어려울꺼란 말이었다. 하지만 고전 문학을 읽을 때의 재미를 알고 있다면 레드블러드는 충분히 즐길만 하다. 무조건 칭찬만 하는 것은 리뷰가 아니라 추종이라 생각한다. 레드블러드를 좋아하고 김태형 작가를 좋아하는 또다른 사람이 나보다 더 좋은 리뷰를 적어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