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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자매의 스페인 여행
강인숙 지음 / 삶과꿈 / 200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책 소개에도 나와있지만 이 책은, 국문학 교수에서 퇴임한 문학평론가 출신 저자가 자신의 자매들과 함께 스페인에서 여행한 내용을 쓴 것입니다. 새삼 서두에서 이 말을 하는 것은, 이 책이 전문 여행가나 스페인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 의해 쓰인 것이 아니라는 걸 말하고 싶어서인데요. 저자 역시 서문에서 그런 사실을 밝히고 있고요. 그렇기에 이 책에서 전문 기행서로서의 스페인 관광 정보나, 스페인의 사회, 문화에 대한 심도 있는 시각을 기대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하지만, 이전에도 몇 차례 해외여행을 경험한 적이 있으며(그렇기에 다른 나라들과의 비교 감상도 간혹 볼 수 있고요), 문학평론가다운 유려한 글솜씨를 보이고, 스페인에 대해 일반인보다는 많은 관심과 지식을 가진 저자의 스페인 여행기는 나름대로, 스페인에 대해 막 관심을 가져 기본적인 지식은 가졌지만, 어려운 책에는 선뜻 다가가기 힘든 입문자들에게는 효용을 지닐 듯합니다.

한편, 수록된 사진의 양이 적어서, 책에서 묘사하고 있는 관광지를, 책을 읽음과 동시에 눈으로 대조할 수 없어 장님 코끼리 다리 만지는 듯한 불편이 있습니다. 하긴 이 정도는 인터넷에 넘쳐나는 정보들(스페인에 대한 사진들)을 독자가 찾아봄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긴 하지요.

또한 중간중간 보이는 스페인 여행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저자의 사사로운 이야기들(노래를 좋아하는 자기 자매들의 이야기, 초등학교 때의 역사 선생님 등)이 스페인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은 독자들의 발목을 잡기도 합니다. 여행 이야기를 재미나게 하기 위한 조미료로 볼 수도 있겠지만, 제 개인적으론 독서의 흐름을 가로막는 다소 쓸데없는 잡담처럼 느껴지더군요. 덧붙여 외래어보다는 아직 외국어에 가까운 단어들(엑조틱과 같은) 이 종종 눈에 뜨이는 것도 거슬립니다.

그리고 책의 후반부 약 30장 정도는 스페인이 아닌 프랑스 파리에서의 견문을 썼다는 것도 하나의 유의사항인 것 같네요. 가볍고 즐겁게 볼 수 있는 스페인 여행기를 원하시는 분들께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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