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화전 - 곤도사가 다시 쓰는 박씨부인전
곤도사 지음 / 북랩 / 201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옛 이야기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어서 더더욱 눈길이 간 책!

처음에는 계화가 누군가 했다. 여자 이름임에는 확실한데..

알고 보니 <박씨부인전>에 등장한 박씨부인의 몸종이라고 한다.


'박씨부인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몸중 '계화'의 신출귀몰한 무용담이 시작된다!'

띠지에 둘러져 있던 카피였다. 카피를 보자마자 흥미진진했다.

작가의 이력을 보니 더더욱 그랬다.

곤도사라는 필명 때문에 정말 도사인가 했더니,

알고 보니 신학대에서 공부한 학력이 있는 기독교인 판타지 작가였다.

<아가페>를 쓴 작가라는 말에 더욱 믿음이 갔다.

예전에 아가페를 재밌게 읽었던 적이 있기 때문이다.

아가페 합평은 다음에 하기로 하고...


이 책을 읽지 않았으면 몰랐을 거다. 계화라는 인물이 있는 줄.

리메이크는 매력적이지만 쉽지 않은 장르다.

이 이야기에서 어느 정도가 원문이고, 어느 정도가 작가의 상상력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건 계화라는 여자가 상당히 독립적이고

박씨부인 못지 않은 재능과 지혜를 지녔다는 점이다.


출생의 불운함과 신분적 차이 때문에 포기할 게 많았던 계화는

자신의 삶을 받아들이면서도 안주하지 않고 자신만의 삶을 찾아간다.

자신의 출생을 거부하지도 않고, 몸종된 도리를 지키며 주인을 섬기다가도

순간적인 상황판단으로 위기를 모면하고,

나중에는 자신의 삶을 찾아 길을 떠난다.

임경업과의 러브스토리는 가슴이 짠하다.

분명 작품의 분량이 많았다면 더욱 짠한 러브스토리가 그려졌을 것이리라.

(개인적으로 많이 아쉬운 부분이다. 조금 더 조금 더!!!! 아쉬워하며 읽었다.)

 

또, 판타지 장르를 섭렵한 경험이 있는 작가답게

묘사력이 풍부하다.

도술을 부리는 장면에서는 침이 꼴깍 넘어간다.

 

문장 역시 탄탄하다.

역사물은 쓰기 굉장히 어렵다고들 한다.

철저한 고증과 시대적인 소품, 단어들을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작가는 그걸 해냈다!

 

박씨부인이 허물을 벗어 아름다워졌듯,

계화 역시 허물을 벗고 못생겨졌다면 어떠할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그러면 좀 더 재밌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하며.

마치 슈렉의 피오나 공주처럼.

그런 캐릭터가 될 수 있는 주인공이었다.

 

요즘 세상이 어수선하다.

이러한 때, 계화의 삶이 같은 여자로서 가슴 짠하게 공감이 되면서도 참 멋있게 느껴졌다.

모두가 평등한 사회라지만, 우리 사회 곳곳에서 보이지 않는 계급이 드리워져 있다.

이러한 때, 계화의 삶은 우리 여성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지 않나 싶다.

혼란의 시기에 꼭 읽어봤으면 한다.


혹시 2편 안 나오나요?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