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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도둑 준모 낮은산 작은숲 4
오승희 지음, 최정인 그림 / 낮은산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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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도둑 준모’를 읽고

 

준모는 평범한 아이다. 다른 아이들이 교내 글짓기 그림 과학대회 같은 대회에서 상을 타면 무척 부러워한다. 준모는 상을 타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엄마는 남이 상을 탔다고 하면 준모와 비교한다. 준모는 학원을 여러 군데 다닌다. 다 엄마가 열심히 하라고 보내는 것이다. 미술학원에도 다닌다. 어느 날 학교에서 그림을 그리고 나서 그림을 제출했는데 마음에 안 들어서 그 그림을 찢어버렸다. 그리고 마침 반에서 잘 그리는 애 그림을 들여다보다가 이름이 안 써져 있는 걸 발견한다. 마침 선생님이 오셔서 무슨 일이냐고 물어서 얼떨결에 그 이름 없는 그림이 준모그림이 되었다.


얼마 후 그 그림 때문에 준모는 상을 받았다. 물론 그 그림은 준모가 그린 것이 아니다. 그 때부터 죄책감에 시달리는 준모. 엄마에게도 칭찬을 받고 친구들에게도 오랜만에 인사를 받았는데 속은 무척 불편했다. 잠잠해지는가 싶더니 그 상 받은 그림들을 전시한다는 소식이 들렸다. 놀란 준모는 괴로워하다가 친구에게 털어놓는다. 하지만 해결책은 나오지 않고 그 그림을 가지고 있는 선생님 반 교실을 들여다보기 위해 나무에 올라갔다가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다. 결국 엄마도 알게 되었다. 엄마는 나무라기보다는 다시는 그러지 말라고만 하신다. 그림은 진짜 주인의 이름으로 전시가 되었고 준모는 다시 예전처럼 학교에 다닌다.


조금 남달랐으면 하는 마음은 누구나가 갖는다. 그런데 보면 잘하는 사람은 매번 잘하고 못하는 사람은 매번 못하기 일쑤다. 반에서 상을 타는 것을 보면 그렇다. 학교에서 열리는 무슨무슨 대회는 늘 종목이 정해져 있어서 상을 타는 사람도 그런 것 같다. 다른 아이들의 재능을 살리기 위해 좀 더 다양한 대회를 열고 많은 아이들이 자기의 끼와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로 삼으면 어떨까 생각된다. 예를 들면 나무 타기 대회, 매달리기 대회, 게임대회...이상한 취미, 등 좀더 색다르긴 하지만 기존과는 달리 영역을 넓혀서 아이들에게 장을 마련하는 것이다. 그러면 좀더 많은 아이들에게 기회가 돌아갈 것 같다. 너무 상에 얽매이는 것은 좋지 않지만 아이들의 사기를 위해서는 좋은 기회도 될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런 것 저런 것 다 못해도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알 게 하는 것이다. 준모의 심리를 잘 묘사한 이 책은 끝까지 읽게 만드는 재미가 있다. 어쩌다 남의 그림을 내 그림이라고 하게 되었는지, 게다가 그 그림으로 상까지 받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정말 걱정도 되고 한숨이 나오며 준모가 되어 고민하고 갈등을 하게 된다. 아이들에게는 다 나름대로 받은 달란트가 있을 것이다. 그것이 언제 어떻게 발휘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 따뜻한 눈으로 지켜봐주고 때를 기다려주어야 겠다. 언제가는 준모도 자기만의 실력을 보여줄 날이 올 것이다.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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