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고시촌에 산다 시공 청소년 문학 54
문부일 지음 / 시공사 / 201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문부일의 '우리는 고시촌에 산다'는 청소년문학이지만, 어른들의 세계를 잘 표현한 작품이기도 한 것 같았습니다. ^^ '우리는 고시촌에 산다'란 책은 신림9동 대학동에서 식당을 하시는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는 나기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신림9동은 갖가지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살고있는 곳이자, 서울이지만 저렴하게 의식주를 마련할 수 있는 곳이란 점때문에 직장인이나 신혼 부부들도 많이 살고 있는 곳입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기도 한 나기찬은 중학교 1학년 학생이지만, 어느 누구보다 어머니와 아버지를 사랑할 줄 아는 아이로서, 신림9동의 토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나기찬의 아버지는 나기찬이 태어나기도 전부터 이곳 신림9동에서 사법고시를 준비한 수험생이었지만, 몇 번이나 시험에서 떨어지는 패배감을 맛본 사람이기도 합니다. 시험을 준비하는 아버지를 대신해 나기찬의 어머니는 열심히 돈을 벌었고, 결국 신림9동에 식당을 차려 씩씩하게 가장의 역할을 하는 분이기도 합니다.

 

이 이야기의 배경이기도 한 신림9동, 대학동에 대해 중학생 나기찬은 진절머리가 나는? 그런 곳이기도 합니다. 서점을 가도 온통 어려운 시험 서적들 뿐이고, 동네를 돌아다녀도 우울해 보이는 얼굴의 수험생들만 잔뜩 있는 곳이 바로 신림9동이기 때문입니다. 집에서 조그만 버스를 타고 내려가면 보이는 서울대입구역이나 신림역이 화려한 네온사인으로 둘러싸인 것과는 다르게, 이곳 신림9동은 온통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들만 살고 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결국 나기찬은 이곳 신림9동을 사랑할 줄 아는 아이가 됩니다. 비록 이곳 신림9동이 공부하는 사람들로 가득차 있어도, 가장 친했던 친구의 고시원이 문을 닫을 만큼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 하더라도, 이곳 신림9동엔 사랑하는 가족과 이웃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나기찬의 어머니는 억척스러운 여성이자, 한 아이의 어머니이자, 현명한 아내로 그려집니다. 비록 수익이 많이 나지 않는 식당을 꾸려나가더라도 어머니는 열심히 음식을 만들고 손님들을 맞이합니다. 그녀가 운영하는 이 식당은 그녀의 꿈이 담긴 곳이자, 가족들을 먹여살릴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가족을 그 누구보다도 사랑하고,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가족을 위해 살아가는 어머니 덕분에 나기찬은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문부일의 '우리는 고시촌에 산다'는 나기찬이란 한 아이의 성장소설이자, 어른들을 위한 문학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가난, 공부, 우정에 의해 혼동의 시기를 겪게 되는 어린 나기찬의 이야기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어른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지요. ^^ 이 책을 통해 많은 것을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