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땀 한 땀 손끝으로 전하는 이야기 전통문화 그림책 솔거나라
지혜라 글.그림 / 보림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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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좋아하는 솔거나라의 새로운 가족 '한 땀 한 땀 손끝으로 전하는 이야기,'입니다.

이 책이 - 이 깊고 깊은 가을날 - 저에게 심~쿵~ 깊은 추억에 잠기게 하네요.

저희 친정엄마께서는 부지런하시고 책도 많이 읽으시는 분이십니다. 하지만 어려운 가정 형편때문에 배움에 대한 뜻을 이루지

못 하시고 생계를 위해 이른 나이부터 동대문 평화시장에서 미싱일을 하시며 젊은 시절을 보내셨답니다.

그리고 저희 삼남매를 키우시기 위해 집에서 '옷수선'이란 작은 간판을 달고 여러 가지 바느질일을 하시면서 생활하셨습니다.

그 때는 왠지 모르게 부끄럽기도 하고 그랬던 것 같아요. 제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서 '엄마, 재봉틀 있으니까 이것 좀 만들

어 주세요.' 이것 저것 부탁을 해도 '이젠 바느질 하는 것 싫다.'시며 거절하셨던 엄마입니다.

'한복도 만드셨었고 예전에는 의상실 이름을 걸고 옷도 만드실 만큼 솜씨가 좋으신데 왜 싫다고 하실까?'

연세가 드셔서 만사가 귀찮으신가보다 이렇게만 생각하고 '바느질'이라는 것은 저와 아주 먼 이야기가 되고 말았죠. 


 표지부터 너무 곱고 예쁜 책, '한 땀 한 땀' 제목처럼 표지 전체에 바느질 자국이 정겹습니다. 어디서 많이 본 느낌인데 보림책 '화각삼층장 이야기'의 지혜라 작가님의 책이였네요.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인물 표현과 은은하면서도 풍부한 색감이 마음을 사로잡는 책입니다. 막 넘겨지지 않고 한 장 한 장 천천히 넘겨지는 그런 책 있잖아요. 바느질의 정성처럼 책 또한 정성스럽게 잘 만들어 졌습니다.


 다시 친정 엄마의 이야기속으로...^^ 저는 엄마의 사랑과 정성으로 교사가 되었고, 지금도 저희집에서는 엄마의 자랑입니다. 하지만 전 엄마의 인생이 저와는 관련없다고 생각

고 적지 않은 나이에도 철없이 개인주의적인 삶을 살았던 것 같아요. 이 책을 읽으며 어린 시절 밤늦게까지 바느질하시던 엄의 모습이 그려지며 마음이 많이 뭉클해 지더라고

요. 지금의 제가 있기까지 제가 누리는 이 삶이 그냥 저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 엄마의 굳은살때문이구나라는 생각과 함께요. 큰 아이가 아홉살인데 큰 아이 돌 때 엄마께서 만들어주신 백설공주 드레스를 창고에서 꺼내보았습니다.

'팔삭둥이로 태어난 첫 손녀의 옷을 만드시며 엄마는 어떤 생각을 하셨을까?' 부끄럽게도 처음으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 할머니는 옷도 직접 바느질해서 만들고 이불이랑 방석 같은 것도 만들어요.'  예쁜 글씨체로 아이가 말하는 말투로 진행되는 이야기가 듣기 좋아요. 중간 중간 홈질로 밑줄 그은 부분도 감각적이고 마음에 듭니다.

또 친절하게 바느질 하는 방법이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잘 소개가 되어 있어요.

바느질뿐만 아니라 과거의 우리옷과 문화에 호기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합니다.

다 읽고나니 갑자기 바느질을 하고 싶더라고요. ㅋㅋ 집에 돌아다니는 무릎담요를 3개를 합체시키는 것으로...

일곱살 딸아이도 따라한다며 인형 조끼를 만들었으나 바느질을 보시면....음  일곱살이 맞습니다.

모든 것을 다 알려주는 백과사전이 아니라

따듯한 이야기가 있고,생각하게 하고,  느끼게 하고 또 행동하게 하는 보림책이 좋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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