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비 숲속의 삶

밤비 - 숲속의 삶 ㅣ 웅진 세계그림책 215
필리프 잘베르 지음, 이세진 옮김, 펠릭스 잘텐 원작 / 웅진주니어 / 2021년 4월

<밤비, 숲속의 삶> 아기 노루 밤비의 성장 과정이 담겨있다. 사랑스럽고 귀엽고 연약한 노루가 아닌, 수컷 노루의 성장기를 담았다. 엄마 노루와 함께 지내면서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고, 사계절 속에서 자연과 함께하며 엄마 노루와 지내다 겨울에 사냥꾼에게 쫓기다 엄마 노루와 이별하고, 그렇게 혹독하게 겨울을 보내고 다시 만난 봄에 자신도 사냥꾼에게 당해 아빠 노루의 도움을 받으며 수컷으로서 더 성장하게 되는 밤비. 다 자란 수컷 노루가 무리와의 싸움에서 자기 자리를 지켜내며 어릴 적 동무였던 암컷 노루 플린과 함께 하게 되는 이야기.

자신만의 글과 그림으로 다시 쓰인 밤비 이야기는 짧지만 노루 밤비의 일생이 담겨 있고, 아름다운 그림체도 감동을 더한다. 흑백의 그림체에 이따금씩 등장하는 붉은빛의 노루 밤비는 시선을 빼앗는다. 특히 아기 밤비와 나비가 함께 있는 페이지에 한동안 오래 머물렀다.

책의 제목처럼 이 책은 밤비가 숲속에서 살아가는 과정을 알려준다. 사람들도 그러하겠지만, 동물들도 엄마와 아빠에게서 가르침을 받고, 무리와 함께 혹은 혼자 지내며 살아가는 방법을 익히고 성장하며 살아낸다.

아이들에게 동물의 성장기를 보여주기 좋은 그림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아는 밤비는, 대부분이 그러하겠지만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아기 사슴, 밤비>이다.

원작자의 책이 없어, 인터넷 서점에서 검색해서 읽어보니 일단 아기사슴이 아니라 아기 노루였고,

동화책이 아닌 고학년, 청소년을 위해서 쓰여진 책이었다.

노루의 성장기가 담긴 책. 그 속에 인간이 사냥꾼으로 등장하며, 자연과 생태계를 어떻게 파괴하고 위협하는지를 동물의 시선에서 보여주는 생태문학이라는 문구를 읽고 원작을 구해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고래 옷장

고래 옷장 ㅣ 웅진 모두의 그림책 40
박은경 지음, 김승연 그림 / 웅진주니어 / 2021년 4월

여기는... 울기 좋은 곳이야.

내가 울면 따라서 고래도 깊은 소리로 울어 줘.

네가 바다처럼 눈물을 쏟아도 고래가 등으로 다 뿜어 줄 거야.

옷장 문을 열고 들어가면 나오는 고래 뱃속 그 속에서 슬픔을 꺼내놓는 한 아이.

그 아이의 울음을 다 받아내어 뿜어주는 고래.

혼자 우는 건 참 슬픈데, 누군가가 같이 울어준다면 그 울음은 위로가 될까?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고래가 등으로 뿜어주는 색색의 소녀의 슬픔들, 어느 순간 나란히 바다를 헤엄치는 소녀와 고래를 보면그 아이는 충분히 위로받았음을 느끼게 해주었다.

박은경 시인의 '울고 싶은 친구에게' 와 김승연 작가의 그림이 더해진 울고 싶은 이들에게 전하는 깊은 위로의 그림책 <고래 옷장> 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위로가 되어줄 책이다.

개인적으로 웅진 모두의 그림책 시리즈를 좋아한다. 지금까지 40편의 그림책이 나왔고, 거의 다 소장하고 있을 정도다. 이번엔 좋아하는 김승연 작가님이 그림을 그리셔서 꼭 가져야겠다 생각했다.

시도, 그림도 너무 좋았던 <고래 옷장> 그림책.

혼자만의 공간이 필요할 때, 내 마음이 답답하고 힘들 때, 울고 싶을 때, 이 책을 펼쳐 보면 그게 위로가 되어주었으면 좋겠다.

너도 오고 싶다면

옷장 문을 열고 들어오면 돼.

(...) 네가 바다처럼 눈물을 쏟아도

고래가 등으로 다 뿜어 줄 거야.

수학이 만만해지는 책

수학이 만만해지는 책 - 넷플릭스부터 구글 지도까지 수학으로 이루어진 세상의 발견
스테판 바위스만 지음, 강희진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4월

 
유년시절엔 수학이 재미있었다. 수학경시대회도 나가고 암산 학원 주산학원도 다녔으니까. 명쾌하게 답이 나오는 수학이 좋았었다.

중학생이 되면서 외워야 할 수학 공식이 많아지고, 도형들이 보이고, 복잡한 수 계산 등에 질려버린 나는, 어느 순간 수학 시간이 제일 싫었다. 소위 말하는 수포자가 됐다. 수학이 싫어 인문계에 진학했고, 수학이랑은 상관없는 삶을 살고 싶었다. 계산이야 계산기 사용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했었던 것 같다.

실제로 지금 나의 일상에서 수학의 쓰임은, 간단한 암산, 복잡한 건 스마트폰 계산기 사용, 아이들 숙제 봐주는 정도다.

<수학이 만만해지는 책>은 수학을 전공하지 않은 보통 사람들을 위한 교양서다. 이론과 공식을 모르면 수학을 알기 어려울 것이라는 편견을 깨고, 우리 주변의 일상 사례들을 소환해 그 안에 깃든 개념과 원리를 쉽고 재밌게 설명한다. 나아가 수학과 역사, 철학, 심리학을 가볍게 이으며 우리 안에 내재된 수학 본능을 일깨워준다.

메소포타미아인들의 물표라는 점토 돌을 이용해 물품의 수량을 파악한 간단하면서도 실용적인 방법으로 시작해 점점 인류의 편의에 의해 개발된 숫자. 피타고라스의정리는 어떤 삼각형이 직각삼각형인지 아닌지 판단할 때 도움이 되고, 아르키메데스의 연구 중에도 실생활에 곧장 응용할 수 있는 것이 꽤 많다. 뉴턴과 라이프니츠는 미적분이 중대한 역할을 맡게 되리라는 사실을 예감했다. 미적분이나 확률, 그래프이론처럼 우리가 어렵게 여기는 분야에서도 실용적인 면모를 무수히 발견한 수 있다. 이처럼 수학이 유용한 학문이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역사적 근거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수학은 애초부터 복잡한 문제를 풀고 작업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연구하기 시작한 학문이며, 그렇기에 예나 지금이나 유용한 학문이라 할 수 있다.

길을 찾아주는 구글 지도로 시작해, 요즘 집에서 나의 무료함을 달래주는 넷플릭스의 추천 영화들 내가 매일 마시는 커피 머신에서 원두의 양, 커피를 맛있게 해주는 온도 조절 에스프레소 한 잔을 뽑아내는 기술 속에 들어가 있는 수많은 수학 공식들!

특히 내가 매일 확인하는 오늘의 날씨가 수학적 연산을 이용해 거의 정확하게 알려준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이렇게 보니, 나는 매일 수학을 마주하고 살고 있었다.
십대부터 등지고 살았던 수학에 대해 흥미로우면서 다른 시선으로 볼 수 있게 해준 책이었다.
 

[100자평] 수학이 만만해지는 책

수학이 만만해지는 책 - 넷플릭스부터 구글 지도까지 수학으로 이루어진 세상의 발견
스테판 바위스만 지음, 강희진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4월

일상에서 수학이 쓰여지는 일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사소했다.

당연한 것들

당연한 것들 (한정판 퍼즐 에디션) ㅣ 웅진 모두의 그림책 39
이적 지음, 임효영.안혜영.박혜미 그림 / 웅진주니어 / 2021년 3월

코로나 한참이던 작년 4월 가수 이적이 SNS를 통해 불렀던 노래 '당연한 것들'

다음 봄엔 마스크 없이 마음껏 외출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우리는 당연한 것들을 누리지 못한 채로 지내고 있고 여전히 마스크 없이는 외출이 불가능하다.

사계를 누리며, 숨 쉬는 것처럼 당연하게 느꼈던 것들이 이제는 너무 소중해졌고, 여전히 어려운 상황에도 우리는 그런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그림책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세 명의 작가님들이 각각의 개성으로 그려진 일상들과,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볼 수 있다. 이적의 '당연한 것들' 노래를 들으며 그림책을  한장 한장 넘겨보세요.

우리에게 따듯한 위로와, 다시 돌아올 그 당연한 날들에 대한 희망을 느끼게 해줘요.

초판 한정으로 그림책 맨 뒷장엔 퍼즐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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