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별
정미경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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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 승, 바바, 로랑이란 인물들의 시점의 변화가 쌓여 만드는 신기루 같은 이야기.
 아름다운 것이라 칭하는 '보라'를 좋아하는 '바바라'지만 원주민이라는 이유로 남성이라는 이유로 '보라'와 함께하면서도 그녀가 겪는 어른 남성들의 숱한 성적 시선과 노골적인 접촉을 인지하지 못한다.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차원의 것이기에 인지조차 못한 것이겠지. 아프리카에서 겪게 될 여성들의 위험은 생존과도 결부되기에 더 무서움으로 다가온다.

 젖과 꿀을 독과 함께 간직한 사막처럼 아프리카는 양면적이면서도 모순적인 공간으로 보여진다. 광활함과 공허함. 우주의 찬란함과 잔인함. 모든 것이 뒤 얽혀 녹아내리는 태양의 세례를 받은 그 곳.  숨이 차도록 달려온 그 곳에서 맞이하는 결말은 결국 파국이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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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지 못할 때 한 사람이 가진 광채는 온전히 빛나는 걸까.(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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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옮겨온 것이 공간이 아니라 시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31AB의 시간을 지나오면서 열여섯이 아니라 예순한 살의 할머니가 된 것 같다. 하기는 어떤 장소를 떠나고, 누군가를 떠나보내고, 언제까지나 지속될줄 알았던 시간들을 보내고 나서야 그것들의 진짜 의미를 깨닫는 것도 나쁘진 않다고 봐. 그대 알았더라면, 모든 일에 열심이고 매사에 고마워하고 작은 일에 행복해한느 아주 재수없는 애로 살았겠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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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로 친듯 잘게 부서진 햇살이 보얗게 차오른다.(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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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능한 줄 알면서도 포기하지 못하는 것. 어른으로 산다는 건 그런 것일까.(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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