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은 알고 있었다.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애써 '외면하고' 있었다는 것을. 정치라면 무조건 눈막고 귀막고 싶었고 내 피부에 와닿는 것에만 잠깐 관심을 가졌고 그러면서도 굳이 내가 나서지 않아도 누군가가 해결해줄 것이라 믿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는 도대체 '국가란 무엇인가'하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누구를 위한 나라인가? 누구를 위한 개발인가? 누구를 위한 도시디자인인가? 누구를 위한 교육제도이며, 누구를 위한 새터민교육인가. 현장감있는 사진들까지 곁들어져서 흡수하듯이 순식간에 다 읽어버렸다. 그치만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엔 손이 떨렸다. '이대로 책을 덮어도 괜찮은걸까.' 하는 생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