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작 '캐치 미 이프 유 캔'을 비롯, 'A.I.', '마이너리티 리포트' 등, 스필버그의 영화에서 도드라지는 공통점은? 바로 가족화의 욕망과 허상, 즉, 가족주의의 신화이다. 'A.I.'와 '캐치 미...'의 경우, 아들이 부모를 찾아 떠나는 방랑기에 속하며, '마이너리티...'의 경우는 그 역형태로 나타난다. '마이너리티...'의 허술한 서사 가운데 건질 것이 있다면 탐 크루즈의 자식을 향한 소박한 부정이 아닐까? 우리는 무언가 결핍되어서 궁핍한 그 마음을 고리오에게서 읽는다. '고리오 영감'에서 내가 아끼는 부분은 영감이 죽어가고 있는 상황을 그린 결말부이다(이 부분의 번역도 진미다!). 결핍된 틈새 사이로 숨을 헐떡거리며 죽어가는 맹목과 집착이 보인다. 사랑이 가난하다는 걸 왜 모르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