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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에게 갔었어
신경숙 지음 / 창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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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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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에게 갔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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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으로도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다. 새하얀 표지로 가제본된 책을 받아 읽고

서평을 적기 위해 블로그에 들어와 이제사 처음으로 정식 책표지를 보는데 책에서 느낀 씁쓸함,

 아련함, 인생의 고단함, 가족과의 추억 같은 것들이 잘 느껴지는 표지다.

 

이 책의 화자, 육남매의 넷째이며 작중 작가인 헌은 딸을 잃고 한동안 고향과

고향에 계시는 부모를 멀리했다. 하지만 투병중인 어머니가 서울에 있는 셋째 오빠의 집에

 머물게되면서 J시에 홀로 남게된 아버지가 걱정된 그녀는 아버지를 돌보기위해 수년만에

J시로 향했다. 그런데 간만에 뵙게 된 아버지는 수면장애로 새벽만 되면 주무시다가도

벌떡 일어나 부엌을, 방을, 집 안밖을 휘젓고 돌아다니신다. 너무 놀란 그녀는

전화로 어머니와 약사인 여동생에게 물어봤더니, 너(언니)만 몰랐다는 투다.

아버지의 수면장애는 마음의 병과 관련이 있었다. 과묵했던 아버지. 육남매의 아버지.

그런 아버지의 병세와 아버지의 젊은 시절을 교차해가며 이야기는 전개된다.

아버지가 마음에 병이 생긴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이 아버지를 이토록 밤에 잠들지

못하게 한 것일까. J시의 평범한 농부였던 아버지의 삶, 그 과거엔 일제강점기부터 남북전쟁, 유신정권, FTA까지 한국 근현대사에 굵직한 사건들이 녹아있었다. 책을 읽는 내내

 아버지의 수면장애가 대체 어떤 경험으로부터 비롯되었는지 알 수 없었지만 알 거 같았다.

하지만 저 시대를 직접 경험해보지 않은 세대가 쉽게 그 마음 알아요ㅡ 라고 하는 건

 경우가 아닌 거 같다.

농촌인 J시의 농부로 생을 살던 아버지가 겪은 경험들은 따지고보면 동시대를 살아온 모든

우리네 아버지들의 경험일 것이다. 자식인, 손주인 우리는 그들의 남은 여생을 어떻게

돌봐드릴 것인가. 나의 아버지를 그리며 책을 들었지만 내용 전개상 나의 아버지의 아버지를

 떠올렸던 소설. 내게 그 시절, 그 땐 그랬어 하면서 이야길 늘어놓으시던 아버지의 아버지에게 전화 한통이라도 드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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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엔딩 (양장)
김려령 외 지음 / 창비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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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거짓말의 외전 언니 무게

싱커의 외전 ⋯  초보조사관 분투기

1945,철원&그 여름의 서울의 외전 ⋯  보통의 꿈

모두 깜언의 외전 ⋯  나는 농부 김광수다

아몬드의 외전 ⋯  상자 속의 남자

버드스트라이크의 외전  초원조의 아이에게

페인트의 외전 ⋯  모니터

유원의 외전 ⋯  서브

 

이렇게 기존에 창비에서 출간된 작품 8편의 뒷이야기를 다룬 두번째 엔딩.
라인업을 보자마자 이건 봐야 한다 하고 외쳤다.

내 인생책이라고 할 수 있는 우아한 거짓말, 사실 우아한 거짓말의 외전이라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내게 가치가 있었다. 그리고 최근에 읽었던 유원, 아몬드까지 재밌게 읽었던 작품들의 뒷이야기가 실려있다니. 이참에 다른 본편을 한편이라도 더 읽어보고 책을 펼치고싶어 구병모 작가님의 <버드 스트라이크>도 읽고 왔다. 이 <버드스트라이크>도 나중에 따로 리뷰를 남기고 싶을 정도의 명작이지만 그건 따로 써야할 거 같다. 아무튼 두어권 정도 더 읽어보고 이 책을 읽고싶었지만, 우아한 거짓말부터 버드스트라이크까지 하나같이 진득한 여운이 남는 작품들인지라 이이상 후속 읽는걸 지체할 수 없었다.

언니의 무게에선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천지의 언니 만지가 등장하여, 천지가 세상을 떠난 후에 등장인물들의 상황과 만지의 심정을 다뤘다. 상자 속의 남자에선 아몬드에서 나온 크리스마스 이브의 '그 사건'의 목격자였던 등장인물과 아몬드의 등장인물의 접점을 보여주며 후반부에 작은 반전이라면 반전이라 할 수 있는 전개를 보여준다. 사실 여기까지 읽으면서 아 만지처럼 작품의 주된 인물만 나오는게 아니구나 하고 깨달았다. 그래서 초원조의 아이에게를 읽을땐 만지처럼 주된 인물이 나올지, 아님 상자속의 남자처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사람이 나올지 호기심이 가득했다. 기존 작품을 읽어보고 읽으면 이런 추론까지 가미되어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하지만 전작을 굳이 다 읽어보지 않더래도 읽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원체 기존 작품의 세계관이 탄탄하니 기존의 독자에겐 두 번째 엔딩, 처음 접하는 독자에겐 첫 번째 엔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엔딩을 접한 입장에선 작품 속 인물들이 잘지내고 있음에 그 들의 세계가 이렇게 지속되고있음을 느끼게 해주어 독자로서 안심이 되었던 부분이고, 본편을 접하지 못한 작품은 어서 본편도 읽어보고 싶은 흥미를 유발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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