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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리 더 이노센트
레이첼 애보트 지음, 김성훈 옮김 / 북플라자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 다음은, 신작 서평 이벤트로 책을 무료로 제공받은 후, 처음부터 끝까지 책을 다 읽고, 느낀 점을 기록한 글입니다.
심리 묘사가 탁월하다. 흡입력 있다.
무릇 추리 소설이라면 지녀야 하는 요소들이렸다..
또한 마지막에 밝혀지는 범인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의외의 인물이다.
추리 소설의 이 세 가지 공식(내 기준에서..)을 충실하게 이행한 책이다.
아마존 베스트 셀러 1위라는 마크를 보고 미국 추리 소설이겠거니 하고 책을 집어 들었다.
그런데 몇 장 넘기지 않아 '경감'이라는 단어가 나왔다. '경감'? 우리 나라에는 없는 단어이다.
어릴 때 TV에서 봤던 만화(지금 생각해보면, 영국 만화였던 듯..)에 나오던 단어라는 생각과 동시에
'혹시 영국책인가'라는 생각이 떠올라 작가 프로필 확인. 역시나 영국 추리 소설이었다.
웬지 미국 추리 소설보다는 재밌겠다는 생각에 좀 더 기분 좋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처음 추리 소설을 읽은 건.. 초등학교 5학년 때였다, 그러니까 내가 국민학교 다닐 때..
아가사 크리스티의 '검찰 측의 증인'이었던 것 같다.
그 때 마지막 부분에 밝혀진 범인은 나에겐 꽤나 충격이었다.
작가가 몰고 가는 범인이 버젓이 있었기에
어린 마음에 당연히 그 사람이 범인인 줄로 생각하며 읽어 나갔고 뭐 이 사람이 범인인 게 뻔한 데
뭘 이렇게 계속 수사를 하나 싶은 귀여운 생각을 했다. 그런데 마지막 장에서 밝혀진 범인이 전혀 의외의 인물이어서 매우 쇼킹했다.
그리고 나서 바로 또 아가사 크리스티의 다른 책을 읽는데 구성은 비슷하여
당연히 이 사람은 범인이 아니야, 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진범은 놀라운 인물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런 식으로 한 두 권 더 보고 나서 추리 소설은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일부러 안 본 건 아니고 그 후로 읽어야 할 책도 많아지고 출판되는 책의 종류도 훨씬 다양해졌으니까..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는 책을 읽지 않아도 내 삶에 지장이 없었던 적도 많았으니까..
그 기억이 꽤나, 아주, 오래되었건만 '온리 더 이노센트'를 읽다 보니 아가사 크리스티 작품의 플롯이 다시 생각나며
비슷한 전개법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며 반가우면서도 그간 추리소설은 변하지 않았구나 하고 안심이 되면서도 사실 약간은 실망했다.
특히나, 마지막 부분에서 밝혀진 범인은 전혀 의외의 인물은 아니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의외의 인물이 범인으로 밝혀지길 기대하며
그 범인을 알려면 끝까지 읽어야 된다는 생각으로 끌어나갔기에 약간 허탈하기도 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면 12살 아이의 놀라움을 20년이 훨씬 더 지난 지금 기대한다는 것이 어불성설이지 싶다.
그 때는 아가사 크리스티가 그렇게 유명한 사람이라는 것도 몰랐으니까.. 지금 다시 찾아보니 역시나 영국 작가였다.
모든 걸 열심히 했던 12살 때의 기억을, 그 때 그 기분을, 그 때 내 생각을, 나 자신을 그대로 건져 준 이 책 '온리 더 이노센트'에게, 이 작가 '레이첼 에보트'에게, 이 번역사 '김성훈 님'에게 고맙다.
다음 번에는 한국 추리 소설을 읽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