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옥상에서 만나요
정세랑 지음 / 창비 / 2018년 11월
평점 :
책에는 이혼을 앞두고 친구들에게 집을 오픈한 이재를 비롯해
결혼해 아이를 키우고 있는 친구,
결혼을 하지 않으려는 친구,
결혼보다 일을 더 사랑하는 친구 등
각자 다른 삶을 살고 있는 6명이 등장한다.
36p의 짧은 글 안에서도
6명의 입장과 생각을 분명히 느길 수 있었던 것은
지금 우리의 현실 속 또래 친구들이 모여 하는 얘기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
나의 어제 나의 오늘 나의 내일에
너무나 밀접해 있는 소재였기 때문일 것이다.
이혼도 결혼처럼 당연할 수 있는 현실.
행복하기 위해 사랑하기 위해 결혼했는데
행복하지 않고 사랑할 수 없게 된다면
나의 행복을 위해 이혼도 할 수 있지 않을까.
믿고 있는 종교의 교리에 반해 예민한 발언일 수 있으나
이런 생각의 근본은
나, 나의 인생, 나의 행복에서 시작되었을 것이다.
본문에 따르면
인간의 뇌는 스물 다섯에서 서른 무렵에 완성된다고 한다.
"완성된 뇌가 내린 판단을 믿어. 믿고 가."
뇌는 완성되었을지 모르지만,
인생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을 어느 순간순간마다
나를 믿어도 될까 하는 의문을 갖는 나에게 이재는,
생각과 판단엔 오답이 없다고 명쾌하게 말해주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