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1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등대지기
조창인 지음 / 밝은세상 / 200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처음으로 마주쳤던 조창인씨의 <가시고기>는 부정의 이야기여서 현재 아버지가 안계신 내게 꽤 감동적이고 가슴에 와닿는 내용이었다. 이번 작품인 등대지기는 어머니의 사랑 즉 모정에 대한 이야기라 할수 있겠다. 전라도의 한 외로운 섬, 구명도에서 일어나는 이야기. 사실 '등대지기'는 복잡한 현대의 눈으로 본다면 너무나 진부한 소재와 단순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단번에 실망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단순하게 생각하는 사실 속에는 어느 때는 삶의 지혜가 숨쉬고 있을 때도 있고, 어느 때는 신기하게도 잊고 있었던 소중한 기억을 상기 시키기도 한다.

등대... 아마 어부들에겐 고마움의 존재일 것이다. 하지만 등대지기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는 어부는 드물것이다. 등대 혼자만의 사랑이라고 하면 너무 감상적일까...하지만 어머니와 자식과의 관계도 이것과 비슷할 것 같다. 너무 가까이 있어 마주보는 사랑이 아닌 한 없이 베푸는 내림사랑...

비단 내 어머니뿐만이 아니라 다른 어머니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등대지기>는 자신의 목숨까지 바치면서 등대를 지키는 주인공의 숭고한 모습과 오랫동안 증오하던 어머니를 용서하고 사랑을 고백하는 아들의 모습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치매'에 걸린 노모가 아들에게 베푸는 애잔한 사랑의 모습이 더해진다. 남이 아닌 가족이기에 작은 말에도 생채기가 생길 수밖에 없는 현실... 하지만 가족이기에 결국엔 모든 것을 용서할 수 있는 용기와 사랑이 있었던 것이 아닐까?

아마 조창인씨는 모정과 가족애라는 극히 단순하면서도 어려운 질문을 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 던지진 않았을까 생각되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1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