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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모비 딕 1~2 - 전2권 ㅣ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허먼 멜빌 지음, 황유원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8월
평점 :
올해 광복절에 3년간 췌장암으로 투병중이던 누나가 돌아가셨다.가혹했던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 독일에서의 양성자치료로 몸은 회복할 수없는 지경에 이르렀지만 마음은 긍정적이고 죽음 앞에 겁을내지않는 의연함으로 가족들을 안심시켰었다. 모비딕의 에이해브 선장을 췌장암으로 고생했던 누나와 대비시켜보면 왜 에이해브 선장이 이렇게 불굴의 의지를 가지고,용광로같은 심장으로 모비딕과의 일전을 준비하고 결과적으로 죽음에까지 이르는지를 유추할 수 있다. 모비딕은 마치 인생에서 내가 떨쳐버릴수 없는 나의 파괴자적인 존재와 유사한 대상이다. 예를들면 독재정권이나 누구나 맞이할 죽음등이다. 너무나 강하고 난공불락의 존재이기에 한 개인으로 저항하기엔 패배가 아른거리고 아에 회피하며 살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에이해브는 다리 하나를 빼앗기고도, 인대가 끊어지고도, 대부분이 모비딕을 잊고 살라고 충고를 하여도 모비딕에게 작살을 던지고 끝까지 저항하는 태도를 끝까지 유지한다. 이 자세야 말로 인간 존엄의 위대함이고 실천적 행위라고 볼 수 있다. 누구나 인간은 죽음을 맞이할때까지 위대한 패배를 당하더라도 삶에 대한 예찬을 보내야한다는 메시지를 책을 읽으며 받았다. 어느누구도 어찌해볼 수 없는 그 예고된 결말앞에서 인간의 품위과 존엄을 갖고 당당히 맞서는게 우리가 가져야할 운명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거대한 수의같은 바다가 오천년 전에 넘실거렸던 것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그 자리에서 넘실거리는 지금 이순간에도 변함없는 인간이 직면한 사실인 것이다.
나는 잠시 배를 타고 나가 세상의 바다를 둘러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내가 울화증을 떨쳐버리고 날뛰는 피를 잠재우는 방법이다. - P37
이 세상에서 노예 아닌 자 그 누구란 말인가? - P43
그는 화형대의 들끓는 불길에 사지가 그을렸지만, 불길이 사지를 다 집어삼켜버리기전에,혹은 수년간 다져온 다부진 몸이 조금이라도 망가지기 전에 스스로 줄을 끊고 나온 사람같았다. - P240
영광은 덧없고, 인생은 미쳐날뛰는구나! - P287
영혼은 자신이 소유한 육신이라는 가건물 안에 들러붙어 있는지라 그 안에서 마음대로 돌아다니지 못하며, 육신을 소멸시킬지도 모를 커다란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는 심지어 그 밖으로 나올수도 없기 때문에, 당직용 외투란 집이라기보다는 육신을 감싸는 덮개나 여분의 피부 따위에 지나지 않는다. - P297
눈에 보이는 이 세상은 많은 부분들이 사랑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영역은 두려움으로 이루어져 있다. - P367
인간의 영혼 속에는 평화와 기쁨으로 가득한 타히티섬 하나가 놓여있고, 그것은 반쯤 가려진 삶의 온갖 공포로 둘러싸여 잇는 것이다. - P503
그대도 얼음사이에서 온기를 유지하라. 그대도 이 세상에 살 되 그곳에 속하진 마라. 적도에선 냉정을 유지하고, 극지에서도 피가 흐르게하라. - 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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