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차와 함께하는 명화 속 티타임 - 17세기부터 19세기 빅토리아 시대까지, 홍차 문화를 한눈에 보다!
Cha Tea 홍차 교실 지음, 박지영 옮김 / 북드림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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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을 처음 봤을 때, 정말 매력적인 구성의도를 갖춘 책이라고 생각했다. 그림 감상에 흥미가 있고 홍차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책에 푹 빠져서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밖에 없는 책이다. 둘 다 좋아하는 나로서는 책 제목만 보고도 당장 읽고 싶어졌다.



‘홍차와 함께하는 명화 속 티타임’은 17세기부터 19세기까지 걸쳐 홍차와 관련된 역사와 문화를 약 60개의 명화와 함께 소개한다. 명화 속 티타임 풍경에 그려져 있는 인물, 의상, 음식, 도구를 통해 당시의 차 문화와 티 에티켓을 소개하고 그 당시의 귀족문화와 시대상황에 대해서도 유기적으로 풀어낸다.



무엇보다 다양한 차 도구들에 대해서 하나하나 챕터를 나누어 그림과 함께 설명하기 때문에 차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각 챕터를 정독하였고, 덕분에 유익한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었다.



슬롭볼은 마시고 남은 차나 차찌꺼기를 담는 사발을 의미하는데, 19세기 후반에는 집의 구조가 바뀌면서 주방에 직접 물을 버리게 되며 슬롭볼을 거의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각설탕 집게는 여주인의 상징적인 전유물이기 때문에, 손님이 함부로 만져서는 안된다는 당시 에티켓과 이러한 연유로 골동품 시장에는 소유자의 이니셜이 새겨진 슈거통이 많다는 점도 이 책의 그림과 설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예전 고전 미국소설을 읽으면 여주인공이 찻잎점을 보는 대목이 종종 나와서 찻잎점이 어떻게 보는 것인지 궁금하였는데 이 책 덕분에 궁금증이 풀렸다. 차 찌꺼기의 남은 형태를 가지고 점을 치며 티컵의 오른쪽에 나타난 모양이 미래, 왼쪽이 과거이며, 차찌꺼기가 티컵의 바닥쪽일수록 더욱 먼 미래라고 한다.

나 역시 애프터눈 티 세트에 나오는 오이샌드위치를 좋아하는데, 지금과 달리 빅토리아 시대에는 오이가 고급식품이라 티푸드로 오이샌드위치를 내놓으면 최고의 대접이라 여겨졌다고 한다. 동시에 준비과정이 힘들기 때문에 하녀들에게는 괴로운 업무였다고도 한다.

그림에 대해 세세히 설명할 뿐만 아니라, 그 그림이 그려진 당시 시대상황과 배경에 대해서도 알려주기 때문에 자연히 역사 및 상식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
지금은 흔하고 값싼 식재료이지만 19세기까지만 해도 설탕은 매우 귀중한 식재료이고 부의 상징이었다는 사실과, 설탕왕 헨리 테이트로 인해 편리한 각설탕이 보급되었다는 상식들이 티타임이 담긴 그림에 잘 녹여져 있다.

또한 우리가 흔히 접하는 홍차인 얼그레이가 귀족 찰스 그레이가 즐겨 마시던 블렌딩에서 유래했다는 차 정보를 설명함과 동시에, 당시 프랑스 혁명 이후 선거권을 중산 계급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의회 개혁 법안에 대해서도 저자가 쉽게 풀어서 설명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역사적 사실도 익히게 된다.

무엇보다 이 책은 클로드 모네와 같은 거장의 작품도 있지만 작자 미상의 유명하지 않은 그림도 담겨 있기 때문에 보는 재미가 더욱 있다.
익숙하지 않은 그림 속, 차를 마시는 사람들의 표정과 테이블을 찬찬히 보면서, 지금 이들은 어떠한 분위기에서 무슨 기분으로 차를 즐기고 있는지 상상하다보면, 나 역시 바로 진하게 홍차를 우린 뒤 버터 바른 빵과 함께 음미하고픈 기분이 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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