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에게 길을 묻다 - 알기 쉽게 풀어쓴 그리스로마신화의 인생 메시지
송정림 지음, 이병률 사진 / 달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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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란 무엇일까? 신의 영역은 왜 생겨난 것일까? 예전에 한 어린이책에서 고대인들이 지구의 모습을 상상한 그림들을 보았다.이를테면 지구는 네모난 땅덩어리 아래 큰 거북이 있고, 그 밑에 큰 뱀이 있고 이런 식이다. 지진이 나면 뱀이 꿈틀거려 그렇다고 하고, 아마도 그 뱀에게 제사를 지내며 숭배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신화는 이렇 듯 내가 알 수 없는 세계에 대한 통찰에서 나온 이야기인 것 같다.

페르세포네가 어머니(대지의 여신 테메테르)와 지내는 일년의 2/3는 온 대지에 푸르른 싹이 트고 열매를 맺고, 다시 하데스에게 돌아가 지내는 동안에는 어둡고 추운 삭막한 대지가 된다는 이야기(p.338)도 어떻게 봄이 오고 여름이 가는지, 가을이 오고 겨울이 가는지에 대한 궁금증과 나름의 해석이 결합하여 만들어진 이야기가 아닐까? 그것도 사계절이 뚜렷했던 고대 그리스 사람들이 만들어 낼 수 있었던 이야기이지, 극지방이나 적도에서는 믿을 수 없는 이야기일 것이다.

아직도 우리에겐 이해될 수 없는 많은 의문점들이 있다. 그저 상상만 할 수 있는... 때로 '가설'이라는 이름으로 그 상상이 과학의 옷을 입고 그럴싸하게 우리 앞에 다가오기는 하지만, 어쨋거나 직접 본 사람은 없다. 이 세상의 근원인 창조역사가 그러하고,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를 형성하는 모든 미묘한 감정의 메커니즘이 그러하며, 우리가 죽은 이후에 어떻게 될지에 대한 불안한 미래가 그러한 것이다.

그래서 여전히 '신'이라는 존재는 우리에게 필요하며, 연약한 인간이 기대어 볼 수 있고, 내 삶이 왜 그리 돌아가는지에 대한 일말의 핑계를 '신의 섭리'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물론, 그 조차도 필요하지 않는 강한 자아를 가진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독서모임멤버들과 같이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졌다. 각자에게 와 닿는 신의 모습은 어떠한지, 또 그리스 신화에서 나오는 수많은 신들과 사람들중에 어떤 인물이 특별히 마음에 드는지,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왜 그리도 복잡하게 신들을 많이 만들어 내었는지 등등 어렴풋이 알 것도 같은 이야기들을 명확하게 말로 내뱉어 보는 시간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작가가 사금처럼 곳곳에 뿌려놓은 작가 특유의 문체와 더불어 서술한 주옥같은 문구와 나를 돌아보게 하는 철학적 메세지들을 함께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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