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맘 : 시간도 없고 체력도 안 되는 맘시생의 생계형 공부
문난희 지음 / 더블유미디어(Wmedia)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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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찰떡같다.

남일 같지 않다.

코로나로 계속되는 가정보육ㅠ 시간도 없고, 체력도 없다.

그럼에도 엄마이니 해야할 것들과 돌봐야하는 아이들이 있어 더 힘을 내야하는 일상.

외부상황으로 잠깐 이렇게 고립되는 것도 답답한데

세아이의 엄마로 3년의 수험생활, 꽤 긴 그 터널을 어떻게 보냈을까 싶은, 맘시생 엄마의 수험생활기이다.

'엄마는 커서 뭐가 되고 싶어?'

라고 묻는 5살 아이의 질문에 마음이 흔들린 엄마.

느린 아이들을 돕는 일이 소명이고 천직이지만,

기간제 교사 근무를 하며 연말마다 찾아오는 불안과 흔들리는 자존감에

공부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쉬엄쉬엄 공부해서 3년이면 되지 않을까? 하고 시작했는데,

이런저런 시행 착오를 거쳐 정말 3년만에 임용에 합격한 저자가 자신의 공부방법과

맘시생을 위한 따뜻한 조언, 엄마여서 더 행복했던 그 수험생활기들을 담고 있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엄마들 어느 누구라도 고민을 하게 된다.

전업맘이면 전업맘대로,

워킹맘이면 워킹맘대로,

내 물리적 시간과 체력과 마음을 아이에게 먼저 내어주고

내가 쓸 수 있는 시간과 체력과 마음으로,

어떤 일을 해야할까? 할 수 있을까?이게 최선일까?

불안하고, 조급하고..

육아의 시간들을 지나오면서 느낀 공허한 감정들이,

저자의 공감가는 이야기로 위로되었다.

'나는 집구석에서 아이들만 바라보며 하루하루 버티고 있는데, 남편은 자신이 맡은 일도 척척 해내며 사회 생활을 하고 있는게 부러웠다. 무엇보다 회사에서 대회가 되는 누군가와 말이라도 하며 지낸다는 것이 시기가 났다. 남편이 이유없이 미워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남편에게는 아무 잘못도 없었다.'

나의 분노 포인트를 정확히 짚고 있다. ㅋㅋ

'독박육아의 시간과 워킹맘으로 보낸 시간을 통해 배운 것이 있다면 엄마도 한 인간으로, 나 자신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야 육아도 일도 즐겁게 해나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육아의 시간이 그토록 힘들었던 것은 엄마이기 이전에 나 자신으로, 한 인간으로 존재감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꿈이라는 단어가 너무 거창하게 다가 온다면 조금 돌려서 자신에게 말을 걸었으면 좋겠다.

어떤 삶을 살고 싶으세요?

무엇을 하고 싶으세요?

좋아하는 일은 뭐예요?

취미로 즐기는 일은 뭐예요?'

꿈을 '직업'이 아니라 지향점, 가치관, 방향성이라는 걸 공부하는 과정을 통해 찾으며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인생의 방향을 어떻게 설정할지 자주 생각했다는 부분이 내게도 많이 남았다.

꿈이 그저 뜬구름잡는 오글거리는 것이나 혹은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기 좋은 직업이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이 될지는 끊임없이 고민하고 찾아가야 하는 것이라는 걸

나도 아이를 낳고 알아가는 중이다.

맘시생으로 시간과 마음을 쪼개가며 했던 구체적인 공부 방법들도 좋았지만,

특히 와 닿았던 부분은

아이의 "엄마는 커서 뭐가 되고 싶어?"하는 물음에서 시작한 저자의 고민이었다.

그리고

동창회에 다녀온 친정엄마가 '하고 싶은거 하며 살아라.' 조언이기도, 한풀이 같은 독백이기도 한 이야기였다.

결국 우리는 우리를 둘러싼 사람들에서 가장 많이 자극과 용기를 얻고, 따뜻한 마음을 채워서 세상에 나가나 보다.

그래서 엄마의 공부는 더 힘이 있고

그 힘을 다시 아이들과 가족들에게 돌려줄 수 있는 것 같다.

지금도 30갤 아들, 6갤 딸이 방문 너머 나를 기다리고 있다. 에휴 ^^;

느리게 가는 시간이지만, 또 지나고 나면 잡을 수 없는 이 시간이 참 소중하면서도 답답하기도 하다.

하지만 이 느린 시간을 통해 바쁠때 하지 못했던 '나'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 생겼다.

나는 어릴 적에 어땠더라? 무얼 하고 싶었더라? 뭘 잘했더라?

아, 맞다. 그런 적이 있었지. 하고.

그 다음은 '그럼 이제 뭘해볼까?', '뭘하고 살면 우리 가족이 더 행복할까?'로 넘어간다.

차근차근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넓게도 깊게도 보는 이 시간이 지금 참 소중하다는 생각을

이 책을 보며 다시 하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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