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의 해부학이란 무시무시한 이미지가 강하다.
아무리 사체라지만 인간을 열고 내부를 보는 행위라니.
그렇지만 그런 연습을 거치기에 의사들은 인체에 대해 잘 알고
다른 이들의 병을 고칠 수 있는 것이리라.
이 책은 해부학을 가르치는 교수가
자신의 대학에서 이루어지는 해부학 강좌의 과정과
해부를 위해 신체를 기증한 이들,
그리고 그 시신 스승을 마주한 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죽은 이후에도 신체를 소중히 하는 사상 때문에 시체를 얻기 힘들었던 이야기.
많은 홍보 덕에 기증받을 수 있게 된 사체들.
그리고, 그런 그들의 사체를 단순히 교재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이전에 살았던 한 생명이며, 자신들을 위해 기꺼이 몸을 던져 준
또 하나의 스승을 보는 가르침이 굉장히 인상 깊었다.
해부학과 관련된 다른 이야기들을 할 때는 꽤 재미있었는데,
진짜 신체 구석구석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너무 전문용어가 많아서 눈이 핑핑 도는 느낌....
인 것만 제외하면 내가 해본 적 없는 것을 간접체험할 수 있는 것도 하나의 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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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우리 교수들은 끝까지 학생들과 함께하기를 원한다. 어떤 교수는 주말을
희생하면서까지 학생들과 면담하고 학생들의 질의에 답해준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스스로에게 "앞으로 이 아이들이 의사가 되었을 때 과연
내 수술이나 치료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을까?"라고 물으면 그렇게 하는 이유가 분명해진다. 우리 일은 돌팔이 의사들을 찍어내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명의를 길러내는 것이다. 이런 기준으로 가르치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매섭고 엄하게 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