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또 토요일? 어린이작가정신 어린이 문학 13
김경숙 지음, 김완진 그림 / 어린이작가정신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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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학년 남자 아이 장일주가 이 책의 주인공이다.

일주는 어느 주말 아빠의 지방 발령으로 인해 10년 넘게 살던 곳을 떠나 갑작스런 이사를 하게 되었다. 친구들과 이별의 정을 나눌 새도 없이 급하게 이사한 곳은 시골스럽고 낡은 마을이었다. 일주는 새로 간 마을의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사 간 집은 아파트도 아니었고,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서 답답해 보이는 동네였다. 좁고 꼬불꼬불한 길이 나 있는 마을의 골목에선 좋지 않은 냄새도 났다. 정 든 친구를 만날 수도 없었고, 좋아하는 축구 시합에 갈 수도 없었다. 부모님은 속상한 일주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사 간 다음날 아침부터 다투었다.

속상한 일주는 집을 나와 낯선 동네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리고 노인 회관 앞에 세워진 벽시계에 일주가 걷어찬 돌멩이가 날아가서 와장창 부서지며, 새 동네에서의 생활이 더 꼬이게 되었다. 노인 회관에 있던 회장 할아버지와 진달래 할머니, 암만 할아버지는 일주를 버릇 없는 뜨내기 꼬마로 여겨 훈계하시고, 마을 개들을 조사하라는 벌까지 내리셨다. 결국 일주는 기분이 더 상해서 집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다툰 후에 외출해서 늦게까지 돌아오지 않는 부모님께 서운한 마음을 느끼며 혼자 거실에서 잠이 든다.

이상한 일은 그 날 이후부터 일어났다. 9월 19일 토요일, 벽시계를 깨뜨린 어제이다. 그런데 분명 밤잠을 자고 아침에 일어났는데, 휴대폰이 가리키는 날짜도 주변 상황들도 지나간 어제, 토요일과 똑같은 것이 아닌가?!
'오늘 또 토요일?'

같은 토요일, 같은 사건이 반복되는 것이 며칠 째... 그렇게 여섯 번의 9월 19일을 보내는 동안 일주는 왜 자기에게 이런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인지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9월 19일 토요일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시계를 깨뜨리지 않으면 9월 20일이 되지 않을까?' 하여 벽시계를 지켜 보려고 며칠을 애써 보았다. 그러는 동안 노인 회관의 할아버지, 할머니에 대해서 더 알게 되는 일주. 뿐만 아니라 회장 할아버지의 손녀 윤희, 진달래 할머니의 손자 지호, 건영슈퍼 아들 건영이도 알게 된다. 셋은 의리 있고 재미있는 또래였다. 무엇보다 일주의 마음이 집중되는 사건은 회장 할아버지의 당뇨 쇼크였다. 토요일 오후에 회장 할아버지가 당뇨 쇼크로 돌아가시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는 일주는 할아버지를 지키기 위해 여러가지 노력을 하게 되고...

그렇게 토요일을 반복하는 동안 일주의 마음은 달라지게 된다. 마을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도 달라졌다. 처음에는 보이지 않던 마을의 좋은 점들이 보였다. 자기의 태도가 달라지니 자기를 대하는 다른 사람들의 태도도 달라졌다. 일주는 중요한 사실을 깨닫게 된다.

바로 '내가 달라지면' 이다. 여섯 번째 또 토요일을 보내며 일주는 '이제 낯선 학교에 혼자 내팽개쳐진다고 해도 아무렇지도 않을 듯했다. 모든 일은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 오늘이 되풀이되든지 되지 않든지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면 그뿐이다'라고 고백한다.

그리고 다음 날 일주에게는 9월20일이라는 평범한 일상이 찾아온다. 책의 마지막 문장은 일주의 마음을 보여준다.

'... 경쾌하고 맑은 휘파람 소리가 하늘 위로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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