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하자! 푸른도서관 79
진희 지음 / 푸른책들 / 2018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국에서 살아가고 있는 중고생들의 모습을 리얼하게 다룬 진희 작가의 <데이트 하자!>를 읽었다. 가벼운 느낌의 제목과는 다르게 생각이 깊고, 다소 어른스러운 아이들이 어른들에게 진한 메시지를 날린다. 실제 있었던 사건을 소설로 끌어들여 아이들이 받은 상처와 슬픔을 그리는 동시에 그 나이대의 밝고 순수함을 잘 표현했다.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의지, 태오, 나래, 수현, 이유, 강주, 해밀, 재현이 각 장의 주인공을 맡으며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1.사과를 주세요.
2.데이트 하자!
3.삐딱이를 만났어
4.가출 기록부
5.짝사랑 만세

첫 장의 주인공은 의지와 태오다.

유명 작가의 딸인 의지와 그 작가의 친구 아들인 태오는 엄마들 덕분에 자연스럽게 친구가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의지는 학교에서 1인 피켓 시위를 한다. 수학 선생님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며 ‘사과를 주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내용인 즉슨 이렇다. 세월호 참사를 기리는 마음으로 노란 리본을 달고 다닌 의지에게 수학 선생님은 “이제 그만 하라.”고 말한다. 의지가 리본은 애도의 권리라고 말하자 “요즘은 개나 소나 권리 타령”이라며 비웃는 수학 선생님. 의지는 시간이 흘러 세월호 참사를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변질시킨 수학 선생님과 그 무리들을 향해 일침을 날린다.

 

 

 

결국 수학 선생님으로부터 사과는 받지만 진정한 사과는 아니었다. 그렇기에 의지는 다시 한번 사과를 받기위해 의지를 불태운다.

p.34
고통은 순간이 아니기에 사과도 순간이 될 수 없다. 사과는 시간을 들여 반복, 지속해야하는 행위다.

지금도 각종 사건 사건으로 몸과 마음의 상처를 받아 고통 속에 살고 있는 수많은 피해자들을 위한 위로의 글이다. 그들의 눈물과 아픔을 닦아주고, 다독여준다. 그리고 가해자는 반드시 오랜 시간과 정성을 다해 사과하고, 또 사과해야 한다고 경종을 울린다. 사과의 의미와 태도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해주었다.

세월호 참사는 4장 ‘가출 기록부’와 연결되어있다. 태오의 사촌 동생이자 서이유의 쌍둥이 남동생 해밀의 이야기. 갑자기 중2병이 돋은건지 사춘기를 심하게 앓는건지 해밀은 갑자기 어디론가 나가곤 했다. 그러던 어느날, 해밀은 바다를 바라보며 슬픔을 흐느끼고 있다. 바닷속에 가라앉아 가족에게 돌아오고 싶어하는 또래 친구들을 생각하며. 우리는 고작 몇 년 전에 일어난 가슴 아픈 사건을 순식간에 잊어버린건 아닌지... 잘못된 행정처리와 기업 구조, 그리고 어른들때문에 아까운 아이들이 바다 밑으로 가라앚았는데 우리는 어느새 슬픔을 묻어버리고,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고 있다. 해밀의 쌍둥이 누나 이유는 그런 해밀을 이해하고, 어깨를 다독여준다. 그리고 ‘가출 기록부’를 써보라고 조언한다. 그 누구가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해서 혼자 있는 시간들을 기록해보라고. 저마다의 아픔과 고통은 치유해야겠지만 잊으면 안되는 일들은 기억하며 살아야겠다.

 

그밖에도 풋풋한 첫사랑의 감정을 갖고, 수현에게 다가가는 나래 이야기와 꿈과 짝사랑을 좇는 재현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 시절에만 느끼고, 생각할 수 있는 소중한 마음들. 언젠가부터 잊고 지냈던 소중한 가치를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었다. 아직 덜 성장했지만 어쩌면 어른들보다 강하고, 정의로운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이 포스팅은 도치맘 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쓴 솔직 담백한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