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준하 아저씨네 사진관 - 민주주의 처음 사회동화 2
이향안 지음, 박재현 그림, 신재일 / 주니어김영사 / 2018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년 봄, 우리 역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이 탄했됐다. 우리 손으로 뽑았지만, 일을 제대로 하지 않은 대통령을 탄핵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전국민의 염원이 촛불혁명을 일으켰고, 헌법과 법률에 의해 정당하게 탄핵이 이뤄졌다. '국가의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는 민주주의 이념이 받아들여진 셈이다.


정치에 무관심했던 젊은 사람들은 깨달았다. 정치를 알아야 한다고. 그래야 국가가 제대로 돌아가고, 국민이 속지 않는다고.


<장준하 아저씨네 사진관>은 학교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통해 초등학생들이 민주주의에 대해 고민하고, 질문하는 시간을 갖게 한다.


학급회장이 된 김찬우는 점점 독재적으로 변한다. 자신의 할 일을 다른 친구에게 떠넘기고, 선생님이 안 계시면 자신이 선생님이 된 듯 행동한다. 그러면서 선생님 앞에서는 착하고, 모범생으로 돌변하는 찬우는 이문열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엄석대와 매우 흡사하다.


힘이 약한 은수는 찬우에게 항거하지 못하지만, 다담이는 무언가 해야한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방법을 찾지 못한 채 씩씩거리기만 하는데...  


엄마의 심부름으로 여권용 사진을 찾으러 가던 은수를 뒤따라간 다담이는 '준하 사진관'에서 장준하 아저씨를 만나게 된다. 다담이는 찬우때문에 속상한 마음을 준하 아저씨에게 털어놓게 되는데 준하 아저씨가 하나 하나 해결책을 꺼내준다.


(p.19)

"찬우는 자기가 우리 반 주인인 줄 알아요. 대통령이라도 된 줄 안다니까요."

"그건 안 되지. 회장이 주인일 리가 있나. 너희 반의 주인은 반 학생들인데. 대통령이라면 더욱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되고.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니까. 그게 바로 민주주의 국가지." 

 

준하 아저씨는 다담이와 은수에게 민주주의의 이념과 민주 정치의 원리를 가르쳐주며 잘못된 걸 바꾸라고 용기를 준다.


(p.34)

"민주주의는 다수의 국민이 마음만 먹으면 합법적인 방법으로 권력을 교체할 수 있는 제도야."


그러나 회장을 바꾸는 일은 쉽지 않았다. 반 아이들이 찬성표와 반대표로 나누어져 있어 의견을 모으기 쉽지 않았고, 담임 선생님을 설득하는 일도 어려웠다. 

 

 

뜻밖에도 독재회장 찬우가 자신이 회장을 계속 할지 아닐지 '투표'로 결정하자고 말한다. 뭔가 꿍꿍이 속이 있는게 분명했다.


아니나다를까. 찬우는 반 아이들에게 햄버거, 피자, 떡볶이를 사주며 자기 편으로 만들었다. 투표 결과는 찬우의 승리.


생각지도 못한 결과에 속상한 아이들에게 준하 아저씨는 '다수결의 원칙'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환기시켜준다. 다수결의 원칙은 쉽고, 빠르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소수의 의견은 무시당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p.68)

민주주의는 가장 좋은 제도가 아니라 이 세상에 지금까지 나온 제도 중에서 가장 덜 나쁜 제도일 뿐이지.


그런데 찬우가 몰래 친구들에게 음식을 사주는 모습이 동영상에 찍였고, 뇌물을 주고 이긴 투표라는 것이 밝혀지자 찬우 스스로 회장직에서 물러난다.


다담이와 은수, 솔비 등 반 아이들이 처음으로 민주주의의 쾌거를 이룬 것이다.


이 책에는 초등학생들이 알아야 할 민주주의에 대한 모든 것이 들어있다. 나라별로 선거는 어떻게 치뤄지며 선거의 4대 원칙이 무엇인지, 국민의 권리, 대통령 탄핵 절차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해준다.


장준하 아저씨는 실존 인물이다. 박정희 정권에 맞서 민주주의를 외치다가 의문의 사고로 돌아가신 장준하 아저씨에게서 민주주의 정신을 배울 수 있었다. 이 책 뒤편에 장준하의 생애와 업적이 자세히 적혀 있어 아이들이 아픈 역사를 되짚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책을 읽은 뒤 아이들이 생각한 내용을 글로 적어볼 수 있도록 독후활동지가 마련되어 있어 아이들이 다시 한번 읽은 내용을 정리해볼 수 있다.


민주주의는 그냥 얻어지지 않는다. 국민이 자신의 권리와 의무를 다할 때, 독재 정치는 설 자리를 잃을 것이다. 2017년 우리가 이룬 촛불혁명처럼 말이다.



 

(이 포스팅은 문화PLUS 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은 도서를 읽고 쓴 솔직 담백한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