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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1 - 임진왜란, 권가야 역사극화
권가야 지음 / 거북이북스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오래 전, 아이큐 점프에서 투박한 선들과 나른한 대사들로 점칠된 <해와 달>을 처음 보았을 때의 충격을 아직 잊지 못한다. 다시 나온 <남자 이야기>의 거칠고 순수한 감동도 아직 잊지 못한다. 제법 만화에 잔뼈가 굵은 작가들은 권가야를 기억한다. 그들은 그리워하고, 또 기다려왔을 것이다. 넘쳐나는 웹툰에서는 닿을 수 없는 장인정신으로 똘똘 뭉친 감동을.
남한산성은 너무나도 유명한 동명의 소설과 비교될 수 밖에 없다. 소재가 같고, 시대가 같다. 그러나 같은 이야기라도 이야깃꾼에 따라 재미는 천차만별인 법, 권가야의 이야기는 보다 다른 시각을 제시한다. 남한산성이 가지는 역사의 의미는 단지 치욕뿐일까. 권가야는 치욕보다 '굴레'를 이야기한다. 굳건함과 허무함이 공존한 산성으로 역사의 굴레를 그린다.
한 권만으로는 목이 마르다. 어서 시원한 속풀이가 될 다음 권을 맛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