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카드, 대한민국 영어공부
송봉숙 지음 / 부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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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영어에 주눅 든’ 우리에게 던지는 20년 경력 영어 교사의 제언이란 부제가 ‘영어’에 대한 고민을 씻어줄 것 같은 기대감으로 들뜨게 하는 책이다. 지금껏 영어로 인해 많은 좌절을 엮어온 인생, 앞으로도 그렇게 좌절을 느끼며, 주눅 들고 움츠러들 생각을 하면 암담하다. 물론 솔직히 영어로 인한 불편함, 스트레스는 심하게 느끼지 못한다. 어쩌면 자포자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빠른 ‘경쟁’의 논리에 치이다보면, 부족한 것만 한없이 느껴지니, 애써 외면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레드카드, 대한민국 영어공부>를 읽으면서 무엇인가 ‘속 시원함’을 느꼈다. 물론 정답을 제시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왕도는 없다는 진리를 재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영어열풍에 대한 우리 사회의 문제를 면밀히 분석하고 나름의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마흔이 넘어 아이들과 떠난 영어 유학, 그리고 교단에서의 영어 교사로서의 느끼는 문제등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진솔한 이야기는 어깨를 쭉 펼 수 있는 당당함, 자신감을 심어준다.

 

누구나에게 영어는 일평생 짐일 것이다. 하지만 원어민, 발음 등과 같은 영어 교육의 근간을 흔들며, 새로운 인식을 제시한 점에서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듯하다. 읽기, 말하기, 쓰기의 목표에 맞는 다양한 영어 공부 방법, 그리고 아이의 성격을 고려하며 기다려 줄 주 아는 여유 등이 영어 더나아가 아이의 교육에 대한 시계를 넓혀준다. 우리의 영어 교육의 현실에 ‘레드카드’를 제시하면서 숨고르기를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한국어 악센트는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의 표현이다.”(143)라는 문장이 가슴에 와 닿는다. 우리는 조선 시대의 지나친 중국 사대주의를 비판해왔다. 그런데 지금은 ‘미국 사대주의’의 편협함과 맹목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닌지. 훗날 우리의 오늘을 뒤돌아보는 세대들은 과연 어떤 비판의 목소리를 높일 것인지 되물어보게 된다.

 

그간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지혜, 방법론은 우리의 가슴에 자신감을 심어주며,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는 용기를 제시하고 있다. 좀 더 다양성을 인정하며, 아이의 자발성을 기다릴 수 있는 부모로써의 자세 등등을 가슴 깊이 새기며, 주변 상황에 따라 흔들릴 때면, 이 한 권의 책을 손에 쥘 것이다. 그 속에서 흔들림 없는 자세를 가다듬으면서, 아이에게 더 자유롭고 행복한 인생을 열어주고 싶은 욕심을 품어본다.

 

"아이들의 목표를 알고 아이들의 현재 상황을 이해하며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로 아이들을 자극하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 아닐까." (1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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