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atcher in the Rye (Mass Market Paperback, 미국판) - 『호밀밭의 파수꾼』원서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지음 / Little Brown & Company / 199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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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피자마자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글씨가 너무 많다였다. 안 그래도 종이의 크기도 작은데 글씨마저 작고 여백의 미가 전혀 존재하지 않아서 읽기를 시작할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 이 편집은 출판사의 명백한 실수이다. 그렇지만 첫 문단을 읽자마자 나는 이 책에 매료되고 말았다. 그 전에 읽었던 ‘The house on mango street'과는 작가의 스타일이 확연히 달랐는데 이번에는 한참 반항적인 나이의 10대 청소년의 관점에서 책이 쓰였기 때문에 비속어도 상당히 많았고 ’and all', 'to tell you the truth' 같은 특유의 말투도 계속 사용되었다. 나는 독서하는데 별로 신경 쓰지 않았는데 다른 친구들은 이 말투 때문에 많이 거슬렸다고 한다. 그 당시 남자 청소년들이 자주 쓰던 말투라던데 내가 익숙해져야지 하는 마음으로 다들 읽었다고 한다. 사실 이 책의 내용이 표면상으로는 매우 반항적인 한 소년이 낙제하고 가출을 해 방황하다 집으로 돌아오는 이야기이므로 언뜻 가볍게 보일 수는 있다. 하지만 친구들과 오랫동안 토의를 거친 후 나는 주인공 Holden이 항상 몸에 지니며 시도 때도 없이 쓰곤 했던 빨간 모자가 바로 그의 죽은 남동생 Allie를 상징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Allie의 머리카락은 빨간 색이었으므로 작가는 Allie와 모자의 연관성을 내포하기 위해 빨간모자라고 계속 강조했다. ‘The house on mango street'을 읽으면서도 느낀 것이지만 독자들이 무심코 넘길지 모르는 한 문장 한 단어가 작가의 심사숙고 끝에 탄생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Holden은 호텔을 전전하며 가출 생황을 하는데 방황하던 그를 잡아준 것은 그의 가족이었다. 힘들고 의기소침할 때마다 Holden은 모자를 쓰고 그의 동생 Allie에게 혼잣말하며 이겨냈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던 날 모자가 우산처럼 그의 얼굴을 비에서부터 보호해줬다는 표현은 정말 압권이었다. 또한 그의 여동생 Phoebe는 그에게 그녀의 크리스마스 용돈 전부를 빌려주었으며 짐 가방까지 끌고 와 그의 여행을 따라가겠다고 했다. 궁극적으로 이 덕분에 Holden은 집에 돌아올 수 있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Holden이 앞뒤의 행동이 다른 phony들을 경멸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책의 중반부까지는 자기 자신이 phony인 것은 알지 못하며 남을 비난할 줄 밖에 모른다고 경멸하곤 했는데 그가 그토록 phony를 싫어하는 이유를 알게 된 후로부터는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All the visitors could get in their cars and turn on their radios and all and then go someplace nice for dinner-everybody except Allie. I couldn't stand it.' 이 문장을 통해 장례식에서 애도하는 척만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목격한 이후 그가 phony를 싫어하게 되었음을 알 수 있다. Holden이 집에 와서는 가족에게 더 많은 사랑을 받고 학교도 꾸준히 다녀 여행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더 성실한 사람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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