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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
김숨 지음 / 창비 / 201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저는 장편소설은 기승전결의 완급 텀이 길어서 그런지 읽다가 빨리 질려하는 편이라 단편소설을 읽는 것을 선호하는데, 김숨 작가님의 '국수'가 그 취지에 딱 맞아서 찾아 읽어보게 되었네요.
읽으면서 전반적으로 느낀 점은 화려한 분위기나 이야기, 문체는 아니면서도 그렇다고 간결하지도 않고 세세한 이야기를 아주 담담하게 풀어냅니다. 흥미 위주로 읽을수 있는 주제도 아니고 사회 전반에 있을법한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묘사하는데 가슴이 아려오는 기분이 듭니다. 이렇게 이상을 쫓는게 아니라 벽에 부딪히는 듯한 이야기를 마주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사이다처럼 시원한 느낌이 아니지만 하나의 재미라고 생각드네요.
소설집이 제목인 '국수'는 역시 타이틀인 만큼 묘하게 현실적이면서도 아련한 느낌을 주어서 좋았습니다. 계모를 향해 괜한 원망과 동정을 하면서도 그녀를 위해 국수를 끓이면서 비슷한 처지에 있는 자신을 통해 연민과 이해를 하게 되는 과정을 섬세하게 담아내어서 아주 기억에 남네요.
그리고 '구덩이'라는 작품 또한 아주 맘에 들었습니다. 이건 직접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전반적으로 극의 기능을 강조하기 위해 일부러 시한부나 말기병 환자 같은 극단적인 인물들을 내세운것 아닌가 싶기도 한데 마냥 평범한 전개로는 연상하기 힘든 일이니 크게 신경쓰이진 않았습니다.
서늘하고 미어오는 느낌의 이야기들을 좋아하는 분들께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