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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 - 권여선 장편소설
권여선 지음 / 창비 / 2019년 4월
평점 :
처음에 시놉시스로만 책을 접하고, 단순히 의문의 살인사건에 좀 시간이 경과한 뒤에 관련된 주변인들이 범인을 밝혀내는 것 중심의 전형적인 서사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직접 읽어보니 예상과는 달랐습니다. 그래도 특유의 술술 읽히는 문체의 몰입감 덕분에 당황하지 않고 완주할수 있었네요.
상냥하고 성격 좋은 동생 다언이, 그리고 너무 아름답지만 항상 챙겨줘야 할것 같은 해언이. 이야기의 근본적인 발단은 이 해언이가 의문의 살인사건을 당하고 가십거리가 되면서 부터 되는것 같습니다. 서사가 범인을 추리하는 양상으로 가는게 아니라 누군가를 잃은 어머니, 동생, 사건의 목격자, 가족이 망가지는걸 지켜본 주변인들 등 남겨진 사람들이 어떠한 일상과 상처를 안고 살게 되는지 한없이 우울한 느낌이 드는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새삼 저도 여러 일어나는 사건들에 대해서 당사자들이나 관련자들의 입장은 생각하지 않고 작중의 '미모의 여고생 살인사건' 이라는 언급 마냥 가십거리로만 소비하지 않았나 반성하게 되기도 하네요. 솔직히 직접적인 주위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라면 와닿지 않는게 어느정도 맞지만 너무 남 일이라 가볍게 언급하게 되는 것도 맞거든요.
추리물을 좋아해서 오해로 시작해 별 생각 없이 읽기 시작하게 된 책이었는데 얻어가는게 있어서 다행이다 생각이 드네요. 완전히 새로운 시각을 얻게 된 셈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