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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이 별을 떠날 때
한창훈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11월
평점 :
나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다.
그런 일이 일어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
7쪽
모든 사람은 느닷없이 태어나서 엇비슷한 인생을 살기 마련이다. 숱한 인생들이 그나마 다르게 보이는 것은 ‘꿈에도 몰랐던 일’에 대한 경험 때문이라고 요즘 나는 생각한다.
9쪽
위의 두 문장을 보면서 ‘선택’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지금의 내 모습은 과거의 내가 선택해서 만들어진 게 아닐까? 이와 동시에 한 달 남은 올해를 반성한다. 내년에는 지금보다 더 치열하게 살 것이다.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반드시’ 하고자 한다. 내년 이맘 때 쯤에는 스스로에게 칭찬해줄 수 있기를 바라며.
“괜찮아. 어른이라고 해서 다 알고 있는 것은 아니니까.”
43쪽
이 한 줄을 보면서 문장의 힘을 느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른인 것 같은데 아직 또 어른이 아닌 것 같은 시기(?)를 보내고 있다. 다만 모르는 것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겠다는 의지는 가지고 있다는 것은 잘했다고 스스로 생각한다. 더불어 ‘이 별’이라는 제목이 꽤 의미심장했다. 중간에 몇 번 여기에 대한 언급이 나오니,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통해 만나보시길 바란다. 개인적으로 막힘없이 읽히는 올해의 한국소설 중 하나가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런 시간들을 그동안 어떻게 견뎠어?”
108쪽
이것도 찡한 문장 중 하나였다.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사람에게는 보이나 보다. 마냥 즐거웠던 것이 아니라 때로는 ‘견뎌야 하는 시간’이 있었음을 알아차리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다행이었다.
세상의 일들은 늘 미래에서 준비된 채 때를 기다린다. 느닷없이 그 상황을 만난 우리는 그것을 과거로 보내기 위해 애를 써야 한다. 모든 게 그랬다.
127쪽
문득 들던 생각을 명쾌하게 정리해주는 문장이다. 미래에 기다리고 있는 이런저런 일들을 잘 맞이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행복이라는 말이 없는 나라>가 떠올랐다. 못 읽으신 분들은 꼭 읽어보시길 바란다.